오는 2005년 울산에서 IWC 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모두들 국제회의 유치를 통해 얻어지는 각종 효과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이번 IWC 총회에서 지난번 고속철도 역사 유치와 같은 열의로 연안 포경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운동이 전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초기 IWC가 설립된 주목적은 고래보호와 고래기름(경유)가격을 안정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한꺼번에 고래를 너무 많이 잡으면 경유가격이 폭락하기 때문에 포경국들간 카르텔을 형성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1960년대에 각종 식물유, 화학유 등 고래기름의 대체 물질이 대량 생산되자 포경선진국들은 투자에 비해 이윤이 적은 포경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이 무렵부터 IWC의 성격은 크게 전환해 고래보호정책에 집중하게 됐다.
 각종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 1986년 "상업포경 일시정지"(모라토리엄)가 실시됐다. 당시에는 일시정지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 재검토될 수 있고, 1990까지 고래자원에 대한 포괄적 평가를 통한 규정의 수정, 포획두수설정에 대해 검토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의 국가는 각종 환경단체까지 동원해 재검토를 불허해왔다. 심지어 표결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몽골과 같이 포경과 관계없는 나라까지 IWC 가입비를 대신 지불해주기까지 하며 가입시켰다.
 때문에 IWC 총회때마다 과학적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모라토리엄 중지를 제안해 보왔지만 번번이 부결되며 현재까지 이르러 소규모 연안 포경 전문인 우리나라는 답답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IWC의 모라토리엄에 반대하는 나라는 원양어업 최대의 어장인 미국 연안에서 쿼터배정을 하지 않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어 이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 세계의 연간 수산물 어획고는 약 1억t으로 고래가 일년간 먹어치우는 수산물은 그 3배가 넘는 3억~5억t으로 추산된다.
 세계인구의 증가와 식량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오직 고래만 과잉보호할 필요가 있는가. 고래의 연간증식에 비례해 효율적인 포경이 이뤄진다면 지속적인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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