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재미있는 영상 위주
숏폼 플랫폼 이용자 급증세
MZ세대가 제작·소비 주축
200자 원고지 20장 내외의
짧은 엽편소설도 다시 주목

최근 몇 년동안 짧은 동영상인 숏폼(Short-form) 콘텐츠 등 스낵 콘텐츠 소비량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스낵 콘텐츠는 말 그대로 과자를 먹는 것처럼 간편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영상제작이 간편해지자 콘텐츠의 양이 방대해졌고, 역설적으로 조금만 길어도 지루해하고 흥미가 떨어지게 됐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는 더 가볍고 더 재미있는 콘텐츠만 골라 보는 주소비층이자 생산자로 등극했다.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 ‘틱톡’은 중국 사용자를 제외하고도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14억6600만여명에 달하고, 2021년 기준 전 세계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인스타그램의 ‘릴스’ 유튜브의 ‘쇼츠’ 등도 MZ세대를 등에 업고 규모가 거대해졌다.

최근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숏폼 콘텐츠는 유튜브 쇼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플랫폼을 복수 응답할 수 있도록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플랫폼은 유튜브 쇼츠(67.2%)였다. 인스타그램 릴스(51.3%)는 절반이 넘는 비율을 기록했고, 틱톡의 경우 22.5%로 낮은 편에 속했다. 또 Z세대의 약 80%가 평균적으로 평일엔 75.8분, 주말엔 96.2분 동안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포털들도 잇달아 숏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카카오도 숏폼 콘텐츠를 늘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월 쇼핑라이브 숏폼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엔 ‘플레이뉴스’ 섹션 이름을 ‘숏롱폼뉴스’로 바꿨다. 앞서 블로그 서비스에는 숏폼 동영상 에디터인 ‘블로그 모먼트’를 추가했고, 다음 역시 뉴스 탭에 숏폼 콘텐츠 전용 공간을 추가했다. 유통업계에서도 분야를 불문하고 숏폼 영상을 직접 제작하거나 숏폼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하는 등 숏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 하승연 시민기자
▲ 하승연 시민기자

영상뿐만 아니라 소설계에도 스낵 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다. 나뭇잎 넓이 정도의 작은 지면에 완결된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의미의 ‘엽편(葉篇)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엽편소설은 손바닥만한 지면에 다 들어간다고 해서 손바닥 소설로 불리기도 한다. 짧은 글을 선호하는 독자들을 겨냥해 200자 원고지 20장이 채 되지 않는 엽편소설 모음집이 줄줄이 출간되고 있다.

1980~1990년대에 회사 사보나 신문, 잡지에 실리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엽편소설의 부활을 부른 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다. 짧은 영상과 SNS의 짧은 글에 익숙한 요즘 독자들은 중·단편소설보다 엽편소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긴 분량의 소설보다 직설적이고 신랄한 표현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문학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 한 편을 완독했다는 만족감도 준다.

콘텐츠를 짧은 시간 내에 손쉽게 소비하려는 MZ세대의 영향으로 스낵 콘텐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짧은 시간 최대한의 즐거움과 핵심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 마케팅은 필수가 아닐까. 하승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