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 차모(31)씨는 수업시간만 되면 긴장한다. 칠판에 쓴 분필 글씨를 지울 때마 터져나오는 기침 때문에 수업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차씨는 진단 결과 "천식" 환자로 밝혀졌다.
 천식은 뚜렷한 이유없이 기침, 호흡곤란, 천명(쌕쌕거리며 숨을 쉬는 증상) 등의 증상을 보이는 일종의 알레르기 질환으로 유전적인 탓이 크다. 성인의 경우 천식은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3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천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매년 4천명이 천식으로 숨진다. 그러나 정작 병원을 찾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암보다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유지 보람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천식의 경우 그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3개월 이상 계속되는 만성 기침이 있거나 외부 자극이 있을 경우 호흡곤란이 더 심해진다면 일단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식은 원인에 상관없이 알레르기성 염증세포의 반응 때문에 발생한다. 천식 환자의 기관지는 외부 자극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약간의 자극에도 염증이 생겨 기관지를 좁게 만든다.
 그 결과 숨이 차고, 목에 끈적끈적한 가래가 달라 붙어 천명 증상과 함께 발작적인 기침을 발생시킨다. 특히 천식은 서구화된 주거환경이나 대기오염에 따른 "공해질환"인 만큼 화학공장이 인접해 있는 울산은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타 도시보다 높다.
 병원에서 천식 의심 환자에게 실시하는 대표적인 검사법은 "폐기능 검사"이다. 이 검사는 기도폐쇄 여부와 폐쇄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기관지 확장제 투여 전후의 검사 수치를 비교해 기도가 막힌 뒤 다시 원 상태로 되돌아가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폐기능 검사"를 통해 천식으로 판명되면 피부단자시험, 기관지 수축 유발시험, 혈액검사 등을 받는다. 원인 물질을 찾아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염증에 따른 기본적인 치료 방법에는 차이가 없다.
 천식은 자극을 주는 요인을 없애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천식 환자라면 집먼지나 진드기 등이 서식하는 카펫이나 침대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애완동물을 실내에서 기르는 것도 금물이다.
 정 과장은 "집먼지, 진드기, 자동차 매연, 흡연, 아스피린이나 히스타민이 함유된 약물, 진한 향수 등은 기관지의 염증 세포를 자극해 천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천식 환자들에게는 음식도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말린 과일, 맥주, 과일 농축액 등 방부제 등이 들어간 음식과 땅콩, 호두, 잣 등 조각이 잘 생기는 견과류는 피한다.
 견과류의 경우 조각들이 기도로 잘못 흡입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란은 좋은 식품이기는 하지만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식품이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