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사 수익성 지표
8월 151달러로 떨어졌으나
에틸렌 수급조절 방법으로
13일 기준 335달러로 회복
국제유가 변동성 원가 부담
연내 업황 회복은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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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지역 석유화학 업계가 시름에 빠진 가운데 석유화학사의 수익성 핵심 지표로 불리는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가격 차이)가 손익분기점인 300달러 이상으로 올라섰다. 큰 고비는 넘기게 됐지만, 연내 업황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3일 기준 에틸렌과 나프타의 t당 가격은 각각 980달러, 645달러로 나타났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335달러다. 국내외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줄이는 방식으로 에틸렌 수급 조절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나프타 열분해(NCC) 과정을 통해 얻는다. 플라스틱·비닐·건축자재·접착제·페인트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대표 기초 유분이다. 에틸렌에서 원가인 나프타 가격을 뺀 스프레드는 NCC 기업의 수익성을 가르는 지표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에틸렌-나프타의 스프레드는 지난 4월 t당 414달러를 기록한 이후 5월 262달러, 6월 169달러, 7월 115달러, 8월 151달러로 떨어졌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은 톤당 300달러로, 호황기였던 2016년~2017년에는 400~800달러를 오갔다. 그런데 최근 에틸렌 가격은 떨어지고 원료 가격은 오르면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된 셈이다. 현재 울산에서는 대한유화와 SK지오센트릭에서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NCC를 보유한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스프레드 악화로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에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한유화와 여천NCC도 430억원, 3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과 SK지오센트릭은 사업 다각화로 적자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스프레드 악화가 장기화되자, 각 석유화학업계는 NCC 가동 조정에 나섰다.

우선 대한유화가 50여일에 걸쳐 모든 사업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대대적인 정기보수에 돌입한다. 생산중단 기간은 9월13일부터 11월3일까지 51일이다. 이 기간 동안 전체 사업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정기보수 및 추가 설비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대한유화는 3~4년 주기로 정기보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앞서 지난 2019년에도 약 한 달간 생산을 중단하고 정기보수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다 LG화학은 이달 여수 NCC 공장의 정기 보수에 돌입한다. 롯데케미칼도 올해 상반기에 여수 NCC 시설의 정기보수를 마무리했다.

그 결과 에틸렌 가격이 지난달 1년 내 최저가 790달러까지 찍고, 최근들어 반등세에 접어들면서 스프레드는 300달러 넘게 회복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대만 등 글로벌 기업이 NCC 가동을 조정한 효과다. 최대 소비국가인 중국이 부족한 에틸렌 재고 확보에 나선 것도 스프레드 회복의 계기가 됐다.

지역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기 보수 이후 석유화학 시황이 회복되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면서도 “각 기업이 일제히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 반등한 영향이 커 보인다. 국제유가 변동성도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연내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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