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오기 전날 학사운영 ‘학교장 재량’에 맡겨놓고
당일 아침 원격수업 전환 통보…8시 넘어 등교중단 공지
초 40%·중 9%·고 21% 정상등교…학부모 문의·항의 빗발

울산광역시청 / 자료사진
울산광역시청 / 자료사진

울산시교육청이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북상에 따른 오락가락 학사운영 방침 통보로 뭇매를 맞고 있다. 태풍이 오기 전날 일선 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학사운영을 결정토록 했다가, 태풍 당일 아침에서야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키로 하고 뒤늦게 통보해 학교 현장에 혼란이 초래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시교육청은 난마돌이 북상하기 전날인 지난 18일 오후 전체 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학사운영을 조정하라고 방침을 내렸다. 학교장이 알아서 정상등교나 원격수업, 또 휴업을 결정하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때는 울산은 전 학교에 휴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하루도 안된 19일 오전 8시 전후로 지역 모든 유치원, 초·중·고 학교에 전체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하고 통보했다. 이같은 학사운영 방침 번복으로 일선 학교에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무엇보다 교육청의 공지 시점이 질타를 받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8시께 등교 수업 중단 공지를 발표해 일선 학교에서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전날 학교장이 정상등교 조치를 내린 학교에는 학생들이 이미 등교한 상황이었다. 특히 일부 중학교는 8시50분께 원격수업 전환 통보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오락가락 행정으로 이날 정상 등교한 학교도 상당수다. 이날 정오 기준 초등학교는 121개교 중 48개교(39.7%), 중학교는 65개교 중 6개교(9.2%)가, 고등학교는 57개교 중 12개교(21.1%)가 정상등교를 했다.

이 때문에 정상 등교한 학교에는 하교시간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학교로부터 전면 원격수업 안내를 받지 못한 학부모들은 온라인 등에서 소식을 접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느라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도 “비바람 부는데 아이가 등교했다가 비를 쫄딱 맞고 다시 귀가했다” “이 정도면 학교장한테 결정권을 위임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 결정 내려 지침을 하달해야 하는 게 아니냐” 등의 질타와 지적이 이어졌다.

울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태풍 발생 시 학교장 자율 결정으로 학교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같은 혼란이 초래된 이유는 상당수 학교에서 급식업체로부터 태풍에 따른 식자재 배달 불가 통보를 받으면서 부랴부랴 원격수업으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전체 원격수업 결정은 태풍으로 인한 학교 급식 납품에 차질이 생겨 부득이하게 긴급 결정하게 된 사안”이라며 “전체 원격수업이 원칙이나 급식이 가능한 학교는 정상등교하게끔 안내하는 등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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