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비철금속과 조선, 목재업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배출권 매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업체당 배출권 매입 비용은 2025년에는 169억5000만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추정됐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비철금속과 조선, 목재업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배출권 매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업체당 배출권 매입 비용은 2025년에는 169억5000만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추정됐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비철금속과 조선, 목재업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배출권 매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업체당 탄소배출권 매입 비용은 2015년에 2억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169억5000만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22일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설윤 경북대학교(경영학부) 교수, 황상현 상명대학교(경제금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울산지역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글로벌 탄소배출 감축 추세에 따라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비용이 크게 상승,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울산지역 온실가스배출 현황을 파악하고, 탄소배출권 매입비용을 추산해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다.

◇울산지역 온실가스배출량 12.4% 점유, 전국 5위

2020년 기준 울산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은 4720만t으로 전국의 12.4%를 차지했다. 지역별 온실가스배출량은 충남이 1억4191만t으로 가장 많고, 전남 9320만t, 경기 6289만t, 경북 5070만t순이며, 울산은 5위를 기록했다. 광역시 가운데는 가장 높은 배출량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울산지역의 사업체수는 총 378개소로 인천지역의 636개소, 대구 500개소보다 작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은 사업체의 수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울산의 제조업의 생산비중(2020년 기준)은 경기(26.52%)에 이어 두번째(12.43%)로 높았고, 제조업 생산액은 19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울산지역 제조업 전체 배출량의 80%는 석유정제와 화학제품이 차지했다.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 정도인 배출유발계수(전국기준)는 철강, 목재·종이, 화학 등이 높으며 석유정제는 직접배출이 많지만 간접배출은 적어 그보다 낮은 편이다.

◇울산 업체당 탄소배출권 매입 비용 2025년 169억원으로 치솟을 듯

2020년 기준 울산지역 온실가스 감축목표 할당대상 업체는 총 41개소로, 이들 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4290만t으로, 17개 시도 중에서 여섯번째로 많다.  타 지역에 비해 울산지역 배출량이 높은 편이다. 

특히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 울산지역 할당대상 업체의 사전할당량은 타 지역과 비교하면 급격히 감소해 배출 비용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1차(2015-2017년)와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높았던 서울과 경북지역은 향후 3차 계획기간 동안 사전할당량의 감소폭이 아주 작은 데 반해 울산지역은 충남과 경남지역과 함께 사전할당량의 감소폭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에따라 울산지역 업체당 배출권 매입 비용은 2015년에 2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부터 큰 폭 증가하여 2025년에는 169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이 278억4000만원으로 업체당 부담액이 가장 컸다. 다음이 비철금속과 조선, 목재업이 각각 21억원, 9억6000만원, 7억4000만원으로 추산됐다.

배출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섬유, 제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배출권 매입 비용이 증가했다.

대기업의 경우 탄소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업체당 매입 비용이 2025년에 202억원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탄소배출권 거래제 하에서 할당업체의 배출량이 증가할수록 기업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배출량이 ROA(총자산이익률)와 기업순익률에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

한국은행 울산본부 원창희 과장은 “친환경 규제 확대와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석유정제, 화학제품 등 울산지역 주력산업 전반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예정된 경로인 만큼 본격적인 규제 시행 이전에 탄소배출 기술 관련 경쟁력을 높이고, 아울러 선박용 하이브리드 전력시스템 등 에너지저장장치 산업을 활성화하고, 연료전지산업을 위주로 수소 산업 등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보고서는 이와함께 최근 정부의 탄소배출 저감정책 강화로 배출권 매입 부담이 이번 연구의 전망보다 더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면서 탄소배출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 무상할당량 축소, 유상할당 업종 및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규제 부담이 증가하더라도 탄소배출권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하되, 주요국의 무상할당량 및 국제 탄소시장의 배출권 가격 등을 참고하여 운영기준을 점진적으로 완만하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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