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더워지면서 김밥 등을 파는 분식집과 학교 단체급식소를 중심으로 "황색포도상구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식중독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식중독은 적당한 약물과 식사요법 등 대증치료를 하루 정도 받으면 쉽게 치료된다. 그러나 극심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고통이 심하며, 주로 위생상태가 불량한 식당이나 단체급식소에서 다수가 한꺼번에 감염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은 손으로 만든 음식에서 잘 발생한다. 그러므로 음식을 만들기 전 손의 상처 유무와 위생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이미숙 울산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에 일상적으로 상주하고 있는 세균이다"며 "상처가 있는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만질 때 상처에 있는 균이 음식에 묻어 위장관 내로 들어가면서 식중독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음식이나 위생 상태가 불량한 곳에 서식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비교적 열에 강하다. 보통 80℃에서 30분 정도 가열하면 사라지지만 이 균이 생산한 독소는 파괴되지 않는다.
 이 독소는 100℃ 이상에서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열처리한 음식을 먹는다 해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소량의 황색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을 유발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 균의 증식을 막는 것이 유일한 식중독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충분한 열처리, 식품 취급 장소의 위생관리, 2차 오염 방지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 식중독 예방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음식 재료를 신선하게 유지하고, 음식물을 충분히 열처리한 이후 빨리 먹어야 한다. 여름철은 날씨가 고온다습해 음식이 빨리 상하므로 특히 빨리 음식을 처리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하는 것은 보전 기간을 연장하는 의미일 뿐이므로 냉동·냉장 음식에 대한 지나친 신뢰는 위험하다"며 "더욱이 리스테리아라고 하는 식중독균은 냉동 상태에서도 생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가정과 식당에서 무심코 행해지는 비위생적인 습관은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비위생적인 습관 8가지를 선정, 고칠 것을 권장한다.
 식약청은 △찌개나 국을 함께 먹는 행위 △생고기를 자른 가위로 냉면이나 김치를 자르는 행위 △주방 바닥에 생선을 놓고 회 뜨기 △다친 손으로 조리하기 △손님이 사용한 물수건으로 식탁 닦기 △신발을 정리하던 손으로 음식 나르기 △돈 받던 손으로 조리하기 △양파망을 이용해 국물 우려내기 등은 세균을 옮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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