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올 신규채용 159명
작년보다 400명 이상 감소
특히 소방공무원 채용 3명뿐
지난 10년간 채용평균 360명
시 “재정 안정성 고려 축소”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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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올해 지방 공무원 신규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지역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시는 재정 안정성 등을 이유로 채용 인원을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예상보다 채용 인원 감소 폭이 커 지역 공시생들은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6일 찾은 울산 남구의 한 공무원 학원. 이른 아침부터 수업을 듣기 위해 찾아온 공시생들로 강의실은 가득 찼고, 공시생들은 시험 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하나라도 더 받아 적기 위해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오전 강의가 끝나고, 점심 식사를 위해 공시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원 밖으로 이동했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시에서 지난해보다 416명 감소한 159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하면서 취업 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공시생들은 ‘그동안 공부에 투자한 시간이 허탈하다’ ‘제일 중요한 시기인데 펜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워했다.

공시생 김모(27·남구 달동)씨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 하던 대로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며 “앞으로 채용인원이 계속 줄 거 같은데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원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학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시생들이 적은 인원을 채용한다는 건 예상했으나 이 정도로 감소 폭이 클 줄 몰랐다”며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멘붕’이라는 말이 적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후 발표된 2023년 울산 소방공무원 신규 공개경쟁 채용 인원은 고작 3명뿐이다. 여성은 한 명도 뽑지 않기로 했다. 경력 경쟁 채용은 남성 15명, 여성 3명으로 적은 인원을 선발하지만 공채에 비해 그나마 나아 보일 정도다.

지난 10년간 시의 채용 규모는 평균 360명 수준으로 10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2년 137명 선발 이후 11년 만이다.

울산 지방 공무원 임용 시험 경쟁률은 지난 2018년 21.2대 1, 2019년 23.5대 1, 2020년 17.6대 1, 2021년 16.9대 1로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경쟁률은 9.8대 1까지 떨어졌는데, 채용 인원이 감소함에 따라 이번에는 경쟁률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는 최근 몇 년간 공무원을 너무 많이 뽑다 보니 재정 안정성을 위해서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민선 8기 시정 운영 방침도 있고, 코로나19로 급증했던 휴직 인원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등을 고려해 이번 채용 인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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