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편의점 가맹점주 분석
20대 4년만에 5배가량 급증
각종 창업교육 참여도 활발
이름난 회사보다 수입 우선
청년층 인식 변화도 한몫

공공기관 신규채용 감소 등 고용시장에 한파가 닥치면서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편의점 CU가 매해 신규 가맹점주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3.7%에 불과했던 20대 비중이 지난해 16.2%로 대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4년여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취업에 매달리던 청년들의 시각이 변하고,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어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50대 신규 가맹점주는 29.7%를 기록했으며, 60대 이상도 지난 2018년 15.5%에서 10.3%로 급감했다.

남구에 거주하는 김모(25)씨는 “회사 월급으로는 집은 물론 차도 사기 힘든 실정이다. 청년들이 창업에 관심을 가지는건 당연한 것”이라며 “친구들끼리 모이면 재테크, 로또, 창업 등에 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울산신용보증재단 관계자도 “센터에서 창업과 관련한 교육과 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료생의 3분의 1 이상이 2030 청년들이었다”며 “예전에 비해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을 증명하듯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주식, 재테크, 부동산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에 필요한 자본금과 관련해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격차를 느끼는 청년들도 다수였다.

중구에 거주하는 이모(29)씨는 “요즘 유튜브나 매체를 통해 20대에 창업해 부자가 된 사례를 자주 접하곤 한다. 그럴때마다 ‘같은 연령대인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창업 아이템은 계속 생각해뒀는데 자본이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20대 창업자들의 대출 문의와 관련된 온라인 게시글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창업을 한 20대라고 소개한 A씨는 “초기 자본이 부족해 2000만원 정도를 대출해야하는데 1 금융권에서는 힘들다”며 “2 금융권에서는 대출이 가능한지, 초기 자본금은 어디서 마련해야하는지 등 조언을 구한다”고 글을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름 있는 대기업 타이틀을 따는 게 청년들의 지상 목표였다면, 요즘은 어느 곳에서 돈을 벌든지 실질적으로 많은 수입을 보장할 곳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실용주의는 코로나를 거치며 취업이 어려워진 상황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