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다도가 최덕중씨 책 출간
‘천지에 다도를 전파…설잠선사’

염포 불일암 머물던 일본인선사
설잠선사에게서 초암다도 배워
日에 다도문화 전파했다고 주장

10월 발상지 울산 홍보 차원
초암다도 작법 시연대회 계획

▲ 울산에서 일본에 ‘초암다도’를 전파했다고 알려진 ‘설잠선사’에 관한 책 <천지에 다도를 전파한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선각자 설잠선사>를 펴낸 다도가 최덕중씨.

“울산 염포에서 넘어가 일본 다도 문화의 시초가 된 ‘초암다도’에 대해 울산에서 잘 몰라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번 기회로 울산이 다도 문화의 시초로 조명받길 바랍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평리에서 차실을 꾸리고, 다완 제작을 위한 가마를 두고 있는 다도가 최덕중씨가 최근 울산에서 일본에 ‘초암다도’를 전파했다고 알려진 ‘설잠선사’에 관한 책 <천지에 다도를 전파한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선각자 설잠선사>를 펴냈다.

최 다도가는 집안 계보를 이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다도를 접하게 됐고, 수십 년 전부터 각종 문헌을 파헤치며 다도 역사에 관해 깊이 연구해왔다.

그는 “조선 성종 9년(1478년) 지금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자리에 울산 염포 왜관이 있었다. 그때 일본 도시모 지우카이 선사가 불일암을 짓고 머물렀다. 지우카이 선사가 경주 용장사의 설잠선사를 찾아가 초암다도를 익히면서 인연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설잠선사는 도시모 지우카이 선사의 부탁으로 염포 불일암에 쑥대와 황토로 벽을 세우고 억새로 지붕을 엮은 ‘초암다실’을 지어준다. 3년간 염포 불일암에 머물던 도시모 지우카이 선사는 일본으로 돌아가 다원을 짓고, 설잠선사에게 전해 받은 초암다도를 본국에 전파해 지금의 일본 다도 문화의 기초가 됐다는 게 최 다도가의 주장이다. 이번 책에는 최 다도가가 수십 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도와 금오다실’ ‘다당’ 등 12개 부분으로 나눠 설잠선사가 일본에 초암다도를 전파하게 된 사연, 초암다도의 실체 등을 서술하고 있다.

최씨는 “초암다도가 전파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차를 마시는 문화만 있을 뿐, 차를 마시기 위해 숯을 피우고, 차실을 꾸리는 방법 등 다도와 관련한 법도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 설잠선사는 일본 다도의 기초를 전달한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설잠선사의 전파 이전까지 형식주의 서원식 다도에 그쳤다면, 이후 초암식 다도로 변화하며 소박함과 순수함을 바탕으로 응집된 정신세계 속에서 아름다움과 만족을 추구하는 정신주의 다도 문화로 변화해갔다.

최 다도가는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다완에 대해서도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다완은 일본에서 ‘다완은 조선에서 와서 일본에서 꽃을 피웠다’고 말할 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우수하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에서는 다완을 찾는 이도 만드는 이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씨는 초암다도 발상지 울산을 널리 소개하기 위해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오는 10월에는 초암 다도의 발상지인 울산에서 ‘초암다도 작법 시연대회’도 열 계획이다.

그는 “울산 염포는 일본 차문화 시초격인 초암다도의 발상지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임에도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을 정도다. 올해 시연대회 이후에는 염포에 차암다옥을 지어 다도 발상지 울산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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