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6·13지방선거 후보자등록을 앞두고 정책대결의 일환으로 각 정당에서 선출된 울산시장 예비후보 3명에게 울산지역의 분야별 현안 10가지에 대한 서면인터뷰를 했다. 지면관계상 세 후보의 답변내용을 세차례로 나눠, 시민들의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

◇월드컵 경기 준비상황에 대한 입장과 성공적 개최방안

△박맹우= 전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울산개최는 우리에게 다시없는 좋은 기회이다. 세계 600억명의 인구가 TV를 시청하고, 40만명의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된다. 울산의 기업하기 좋은 여건과 달라진 모습을 전세계에 알려야 한다.

 그동안 시와 사회단체, 시민의 합심노력과 투자 결과 대회기반시설 확충, 준비캠프 유치, 문화행사 준비, 자원봉사 역활 등 월드컵 준비는 전체적으로 잘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시민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한 체계적인 홍보와 숙박업소의 의사소통문제, 외국인의 기호에 맞는 음식준비,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미세한 부분을 남은 기간동안 끝까지 챙겨나가야 할 것이다.

 월드컵의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선진시민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울산대회가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대회가 되고, 일본과의 문화수준에 뒤지지 않도록 선진화된 시민의식과 교통문화, 방문객에 대한 친절한 안내, 공공장소에서의 청결 등에 많은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울산이 월드컵을 계기로 선진시민사회를 이룩하고, 환태평양 시대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참여의식과 주인의식이 필요할 때이다.

△송철호= 전국 7대도시이자 산업물류의 중심도시, 1인당 생산력이 가장 높은 울산을 세계로 알리고 21세기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월드컵 경기유치는 대단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동안 준비과정에서 준비위의 많은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건설과 운영과정에 적지않은 불협화음과 비리문제가 개입됐다는 것은 현재 울산시행정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월드컵개최의 이유가 준비과정에 시민들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울산사랑운동 확대, 21세기 울산의 비전을 서로 교감하자고 하는 것이라면 보여주기 위한 월드컵 준비과정과 개최는 그만큼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봐야한다.

 특히 일회성 요소가 큰 행사준비에 몇십억원을 쏟아붓는 것은 가뜩이나 열악한 시재정에 비춰볼 때 누구를 위한 잔치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또 울산의 고질적인 대기오염 및 환경문제를 임시방편식으로 처리, 공해도시 이미지를 씻어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악취문제로 국제적 망신을 당할지 우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왕이면 세계적 축제중의 하나인 월드컵경기가 성공리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한다. 100만시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세계인들속에 울산을 알리고 도약하는 울산의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안승천= 얼마전 노동부장관은 울산에 있는 노동조합을 방문, 월드컵 기간에는 대외적인 홍보를 위해 임단협 투쟁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했다. 또 울산시는 월드컵기간중 한 건의 노사분규도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장 명의의 서한문을 각 기업체에 발송하고 노사평화를 위해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는 논리는 항상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그것을 정당화시키는 논리로 작동했다. 누구를 위한 경제이냐. 노동자의 생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 국가의 경제도 살아나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가 외국 손님들에게 월드컵의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는 현실에 오히려 부끄러워 해야한다.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임단협 투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노동자 권리가 제대로 보장돼 모두 즐겁게 월드컵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울산종합경기장 신축(현 공설운동장 철거) 및 2005년 전국체전 개최에 대한 입장과 준비대책

△박맹우= 종합운동장은 2005년 전국체전 필요시설로, 그 방안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문수축구경기장 활용방안, 종합운동장 신축방안, 공설운동장 개·보수방안이 있을 것이다.

 문수축구경기장 활용방안은 경기장에 별도의 성화대를 설치하면 전국체전 개·폐회식은 가능하나 공인1종 경기장만 기록이 인정되는 육상경기는 불가능한 문제점이 있다.

 종합운동장 신축방안은 650억원(인근 부지매입비 제외)이란 막대한 재원이 소요돼, 시의 재정형편상 기존 공설운동장을 개·보수해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정된 재원의 적정배분은 시민의 삶의 질을 보다 풍요롭고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관건이며, 이것이 바로 시장의 능력정도에 달렸다고 생각하기에 풍부한 행정경험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2005년 전국체전이 울산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족한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경기장은 총 56개소가 필요하나 43개 경기장은 이미 확보돼 있고, 6개 경기장은 타시·도 경기장을 활용하고 부족한 7개 경기장은 신축하거나 기존시설을 개보수해 절감된 예산을 시민복지향상을 위해 충당해야 한다.

 또 경기력향상을 통해 최대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체육진흥을 꾀하고, 그 어느때보다 휼륭하게 개최해 울산의 결집된 역량을 과시하고 시민 자긍심을 고양시켜야 한다.

△송철호= 울산종합경기장 신축문제는 울산시가 2005년 전국체전의 유치를 결정할 당시 현 공설운동장을 개·보수해 메인경기장으로 이용하기로 시의회와 합의된 사항이다.

 그러든 것이 지난해 천안전국체전을 참관하고 온 현 시장이 전면 철거 신축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신축이냐 개·보수냐 하는 결정을 지금은 시의회에서 차기 시장이 결정할 수 있도록 결의하였다.

 종합경기장 신축문제가 불어지기 시작한 것은 애초 550억원이면 신축이 가능하겠다던 공사비가 자꾸 증액돼 현재는 건설비만 720억원으로 부풀었으며, 주위경관 및 도로개설 비용까지 더한다면 1천억원이 휠씬 넘어갈 것이라 예상된다.

 이는 가뜩이나 열악한 시재정을 파산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에 지금의 시재정의 열악성에 비춰볼 때 신축문제는 심각하게 논의해 봐야 된다.

 그리고 유치비용만도 1천2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전국체전 개최문제도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욱 폭넓게 수렴하여 실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과도하게 체육시설에 집중투자된 예산을 이제는 시민들의 사회복지와 문화, 환경개선분야에 투자돼야 한다는 것이 나의 일관된 소신이다. 생활체육중심으로 바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안승천= 울산종합경기장 신축에 반대한다. 문수축구경기장 건설과 주변도로망 확충에 2천800억원을 투입했다. 복지예산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데 울산시 재정이 악화된 이유는 과도한 개발사업에 있다. 그 중 하나가 시민들의 실질적인 이용과는 동떨어진 체육시설에 대한 투자이다.

 그런데 다시 720억원이나 드는 종합경기장을 짓는다는 것은 부채를 크게 증가시키고 학교, 버스 등을 위한 예산을 부족하게 한다. 개·보수하는 것만으로 2005년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개최를 연기해야 한다.

 체육대회나 행사를 많이 열어야 내고장이 자랑스러워지는 것이 아니다. 고루 잘사는 울산, 시민의 삶이 행복한 울산이 가장 자랑스러운 이름일 것이다. 내가 시장이 되면 더이상 엄청난 예산이 들고 시민 쓸모에 비해 규모만 큰 시설을 지어야 하는 행사 유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적은 예산으로 울산 노동자의 창조적 문화-체육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행사들을 만들겠다.

◇일산유원지 개발사업에 대한 처리방향

△박맹우= 지난 70년 위락지구(유원지)로 결정되었으나 계획대로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고, 시민들의 휴식공간 확보 및 관광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이다.

 먼저 99년11월에 1단계 사업준공이 되었으나 도로협소 및 공공시설이 절대 부족한 실정으로 공공시설을 충분히 확보해 유원지로서 기능을 발휘할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결정 변경이 선행되어야 한다.

 장기간 방치로 인한 행정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며, 민자사업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공영개발로 추진해 단기간내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철호= 일산유원지 개발계획은 15년전에 수립돼 1,2,3단계 사업으로 나눠 시행됐으나 3년째 표류하고 있다.

 1단계사업과 관련, 지난 70년 위락지구로 시설결정됐으나 15년간 방치하다 조속 개발목적만 갖고 공영개발, 민자유치사업에 대한 경제적 부가가치 분석 내지 사업이행·완료여부에 대한 기초분석 자료없이 민자유치사업으로 결정됐다.

 총사업비가 2천억원이 넘는 대형사업에 자본금 2억원의 건축자재도산매, 부동산매매업, 건축업 등을 하는 영세중소기업인 (주)선주기업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해 이후 선정과정의 시비와 시가 선주의 토지선매행위에 협조해 특혜시비가 일기도 했다.

 2단계사업과 관련, 지난 97년말 제3섹트방식의 일산유원지개발(주)를 자본금 2억원으로 설립, 개발의지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선주기업 부도 뒤 사업시행자가 된 한진중공업의 협약위반사항에 대한 대응조치가 미흡하고, 보증보험 등에 관한 서류를 제출받지 않는 등 민간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한 것도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일산유원지개발은 15년전에 수립돼 현실정에 맞지 않고 지구내 도로가 좁아 차량교행이 불가능하고 주차장 등 공공용지가 절대부족, 현 계획대로 개발돼도 유원지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보며, 현실에 맞게 개발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된다고 판단된다.

△안승천= 일산유원지와 울기공원 개발은 민간투자자 모집공고를 실시해 1단계 사업은 준공됐지만 2단계 사업은 595세대의 주민이주 토지보상 등 많은 문제점이 있어 사업시행자인 한진중공업(주)이 개발을 거부해 중단되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울기공원 일대와 일산유원지 개발사업을 연계시키는 총체적인 조성사업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울기공원 및 유원지 조성계획 변경수립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자연경관을 충분히 살려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겠다. 일산유원지내 모텔과 유흥업소의 난립을 철저히 막겠다.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방안

△박맹우= 울산이 국가경제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국제 산업도시로 성장하고 있어 장기적인 국가발전전략상 울산역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설치문제는 110만 시민의 역량을 결집시켜 이뤄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부산~대구는 2단계 사업구간으로서 2008년까지 6년간에 걸쳐 시행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계획수정과 설계변경이 가능하다.

 경주~부산간은 88.6㎞인데 대구~경주 건천간은 42㎞이고, 천안~대전간 62㎞ 사이에 천안기점 30㎞ 지점에 오송역 설치 사례가 있다.

 110만 울산시민의 염원을 담아 한나라당 대선공약으로 추진, 당 차원에서 추진하겠다.

△송철호= 정부는 작년 11월27일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간 2단계 130.4km에 대한 건설사업을 예정보다 2년 앞당겨 2002년 착공할 뜻을 밝혔는데 그 사업에 울산역이 빠져있다.

 전국최대 산업도시이자 3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울산이 단군이래 최대공사인 경부고속철도 공사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97년 광역시 승격이후 환태평양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팽창일로의 산업수도가 아닌가. 또한 산업물동량이 전국 1위이고, 1인당 산업생산량이 1위인 울산의 국가적 중요도에 비춰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지정학적으로 볼때도 대구~건천 사이가 42km이고, 건천~부산이 88.6km로 너무 길어 울산역이 설치되는 것이 적절하다. 오히려 울산~부산간 거리가 50km인데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가 있으면 15km만 떨어져도 중간역을 두고 있는 프랑스 고속철도의 예를 보더라도 울산역을 유치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러한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을 관계기관에 충분히 설득하고 100만시민의 염원을 모아 반드시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안승천=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하는 후보도 있지만, 나는 이를 교통정책의 우선 순위로 두지 않는다. 철도 교통이 불편한 울산에 더 많은 교통수단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비행기값에 맞먹을 고속철도 이용을 절실히 원하는 시민이 그리 많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교통정책의 제1순위는 시내버스의 공영화를 통한 요금 인하와 노선 다변화,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가 쉽지 않을 일이라 할 때, 외부와의 교통수단 확충은 기존 철도의 복선화를 앞당겨서 새마을호, 무궁화호가 하루에 여러 번, 운행시간을 단축시켜 다니도록 해야 한다. 안전하게, 값싸게 기차를 탈 수 있는 것이 노동자, 서민에게는 고속철도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송귀홍기자 khs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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