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인구감소로 한국미래 걱정
온갖 출산장려대책이 안먹힌다면
파격지원으로 이민 등 외부 수혈을

▲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인구감소가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작년에 태어난 아기의 수가 얼마나 되나 싶어 알아보니 대략 26만명 정도다. 2012년에 48만명 정도가 태어났으니 10년 만에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1992년에 73만명 정도가 태어나고 30년 만에 약 3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대학 알리미’ 자료를 보면 전국의 4년제 대학 수는 사이버 대학 등을 제외하면 대략 220개다. 이 중에 사립은 156개로 71%다. 학령인구를 감안해 정원을 줄여도 충원율은 낮아지고 있다. 2023학년도 정시에서 지방 소재 113개 대학 중 59곳은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쳐 ‘사실상 미달’이었다. 내년엔 더 하고 갈수록 태산이다. 1년 후인 2024학년도 대입 선발 인원은 4년제 일반대 34만4296명 등 총 51만 여명이다. 고3 학생보다 11만3000명 정도 많다. 재수생이나 만학도를 포함해도 대입 정원보다 수능 응시자가 4만명 이상 부족할 것이란다. 진해에는 25일부터 벚꽃축제가 장관인데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 하니 꽃소식에 대학가는 경기(驚氣)하지 싶다. 대학이 문을 닫을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퇴로가 필요하다.

대학에 갈 즈음에 또는 대학을 다니다가 남학생은 군 입대를 한다. 학생이 줄어드니 병력은 충분할까?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작년에 태어난 26만명이 결혼적령기가 되는 2050년대에는 얼마나 결혼하고 몇 명이나 낳을까? 한국의 미래는 암담하다. 늦었지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민을 받지 않고서야 답이 없다. 직업인 미군도 복잡한 장비와 어려운 교범을 이해할 고졸 학력자 이상을 뽑으니 필요한 병력을 채우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지금은 중지했지만 근래에까지 미국에 일정기간 합법적으로 체류한 외국인(유학생)들에게 미군에 입대하면 시민권을 주는 매브니(MAVNI)라는 제도로 모병을 해 왔다. 우리도 외국인이 한국군에 입대하면 한국 시민권을 주어야 할 때가 올지 모르겠다. 외국인이 한국인과 결혼하고 한국에 살며 자녀를 낳으면 주거비와 교육비 등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좋겠다.

온갖 출산장려대책이 안 먹힌다. 외부수혈이 필요하다. 이민을 받아야 하겠다. 공장은 24시간 돌려야 하는데 야간이나 주말에 일을 할 근로자가 없지 않은가? 농사를 지을 사람이 부족해 외국인 근로자가 아니면 휴경을 해야 할 처지다. 결혼을 못하는 농어촌 청년들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외국인들을 결혼비자로 모셔오고 일정기간 언어와 문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어떨까? 우수한 외국인을 중고생부터 장학생으로 받아 한국사회에 동화될 수 있도록 가르쳐 조건을 충족하면 영주권, 시민권을 주는 것이다. 취업과 결혼 비자인 셈이다. 외국의 중·고·대학에 이런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것도 좋겠다. 대학이 부족한 정원을 외국인으로 채우고 졸업 후에 한국에 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시진핑은 푸틴을 만나 서로 돕자면서 웃고 있다. 북·중·러가 뭉치고 있다. 중국은 무기를 팔아먹어 좋고 푸틴은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팔아먹어 좋을 것이다. 서방의 제재를 견디는 방법이니 서로 간에 의지하기 딱이다. 한미일 안보체제를 강화하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데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을 쏘고 있다. 내려오다 지상 800m에서 폭발한다는 핵탄두는 깡그리 전멸시키는 무기다. 선제공격에 당하면 반격도 못하고 끝이다. 북한의 적이 미국일까? 북한이 미국에 위협적일까? 북한이 어찌 미국을 공격하겠는가? 우리의 군사력과 무장은 충분할까? 북한의 뒤에는 중국이 있다. 믿는 구석이 없고서야 저럴 수가 있겠는가? 우리는 예비군이 있기는 하지만 수시로 훈련받고 소집되어 전장에도 나가는 미국의 예비군과는 다르다. 자동화와 무인화, 로봇까지 활용하고도 부족한 병력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정신이 건강하면 신체에 어느 정도 결함이 있어도 현역으로 복무시키는 것이다.

신체 건강한 사람들로 만든 특공대도 필요하지만 보장구를 이용하고 사회생활을 지장 없이 한다면 군복무를 하기에 문제될 것이 없지 않은가? 총을 쏘고 육박전을 하는 것만이 군복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발작을 일으킨 것처럼 입원해 허위 병력(病歷)을 남기고 무릎 인대를 자르고 방아쇠를 당길 손가락을 잘라도 현역 복무를 시키면 된다. 나이 70이 다 된 나도 전쟁이 나면 총을 들 생각이다. 싸우다가 죽는 것이 후회 없을 것이니…. 좁은 한국에서 전쟁이 나면 전후방이 어디에 있나? 미사일이 미국까지 날아가는 판에.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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