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이마와 목덜미를 타고 쉴새없이 땀이 흘러내린다. 이것은 몸 바깥의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땀으로 체온을 낮추려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땀은 다량의 수분과 극소량의 염분, 요소, 유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체온 조절과 피부의 습도 유지, 노폐물 배설 등의 역할을 하면서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해 준다.
 따라서 적당하게 땀을 흘리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간혹 땀의 양으로 스스로 병을 진단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땀이 많이 흐른다고 해서 반드시 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박성하 동강한방병원 원장은 "땀을 흘려서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가 풀리는 사람은 자주 땀을 흘려주는 것이 좋은 반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다면 땀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은 땀이 흐르는 시기와 부위에 따라 몸의 병증을 진단한다. 특히 자한(自汗), 도한(盜汗), 수족한(手足汗), 식후한(食後汗), 두한(頭汗) 등은 몸의 이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땀이다.
 자한은 땀이 흐를 상황이 아닌데도 땀이 흐르는 "식은땀"을 말한다. 도한은 수면 도중에 땀이 흐르는 증상으로 주로 몸이 마르고, 기침이 잦으며, 허리통이 있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둘 다 기가 약해졌을 때 생기는 증상이다.
 간혹 아이가 밤에 땀을 많이 흘려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생리적으로 몸에 열이 많기 때문이다. 땀을 흘린 뒤 특별한 이상 증세가 없으면 안심해도 된다
 손발에 집중적으로 땀이 나는 수족한이나 음식을 먹을 때 땀이 나는 식후한은 위에 열이 많아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같은 증상이 있다면 밀가루와 기름기 많은 음식, 그리고 급하게 음식을 먹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머리에 비정상적으로 땀이 나면 두한이다. 머리는 양의 기운이 모이는 곳으로 양의 기운이 약해지거나 나쁜 기운이 머리로 올라갈 때 이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스트레스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나쁜 기운이다.
 여름철에 많이 먹는 삼계탕이나 냉면에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 있다. 한의학은 땀을 몸의 "진액"으로 보는데,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의 뜨거운 기운은 몸의 기운을 북돋아 진액을 보충시켜 준다.
 몸에 열이 많다면 인삼 대신 황기로 삼계탕을 만들어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돼지고기와 부추가 주 재료인 "탕평채"도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또 냉면의 주 재료인 메밀에는 열을 풀어주는 성분이 있다. 따라서 냉면을 먹으면 속이 차가워져 땀을 덜 흘리게 된다. 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무채는 메밀로 차가워진 속을 다스려 설사를 예방한다. 냉면에 무채가 함께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밖에 제철 음식인 수박과 오이는 열을 풀어주고 소변을 잘 나오도록 하기 때문에 여름철 땀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좋다고 박 원장은 조언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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