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기다리다 목이 길어진 느낌입니다. 문 앞에 사람 그림자라도 좀 얼씬거렸으면 좋겠습니다"
 울산시 중구 태화동에서 소주방을 하고 있는 김모(43)씨의 하소연이다. 소주방 뿐만 아니라 인근의 화장품 가게, 꽃집, 속옷 가게, 인테리어 가게 모두가 크게 다르지 않다. 문만 열어놓았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이다.
 1층 15평에 월세 40만원을 주고 있는 한 업소는 인건비도 못 건져 사실상 적자 상태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문을 열어놓고 있어야 할지 고민이다. 권리금 없이 점포를 내놓아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 경기가 뻔한데 적자만 내는 골치거리 가게를 인수할 사람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지나친 욕심이다.
 서민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소상공인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의 창업과 경영을 지원하는 부산·울산중소기업청 울산소상공인지원센터에 따르면 창업상담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연말과 올해초 자금난에 시달리던 소상공인들이 운영자금 상담을 집중적으로 해온 뒤 3~4월에 경기불황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울산의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16개 시·도 가운데 부산(46.3), 대전(47.5) 다음으로 가장 낮은 50을 기록했다. 5월 경기전망치는 광주(73.7) 다음으로 낮은 75를 나타냈다.
 이렇다 보니 기업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온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차린 화훼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비수기도 이런 비수기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시내 음식업종들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데다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더욱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걱정이 태산이다.
 울산소상공인지원센터 이인걸 전문위원은 "소상공인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창업상담도 몹씨 조심스럽다"며 "언제쯤 이런 상태가 해소될지 전망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