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미국이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수비의 실수로 0-2로 졌지만 전체적으로는 공수에서 한층 안정된 전력을 과시해 결코 만만하게 한국의 「1승 제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일(이하 한구기간) 열린 경기에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수들의 후반 체력 저하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고 플레이메이커 클로디오 레이나가 이끄는 공격의 예봉도 한결 날카로워졌다.

 지난 17일 우루과이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돼 큰 활약을 하지 못했던 레이나는 이날 자기 포지션인 플레이메이커로 돌아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그는 네덜란드의 플레이메이커 다비즈를 따돌리는 화려한 개인기와 공간을 침투하는 최전방 공격수의 발 앞에 정확하게 떨어지는 패스, 여기에 과감한 중거리슛까지 보여줘 한국이 반드시 묶어야할 선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전반 10분 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 무산됐지만 존 오브라이언이 맞은 단독 찬스도 레이나의 스루 패스를 이어받은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 연결로 만들어지는 등 항상 레이나의 발끝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또한 그는 전반 23분 골키퍼 바테루스가 겨우 쳐내는 강력한 중거리슛을 직접날리기도 했다.

 특히 레이나는 다비즈의 거친 수비를 유연하게 따돌리는 침착함과 경기 내내 공수를 겸하며 부지런히 오르내렸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는 탄탄한 체력을 과시했다.

 레이나를 비롯한 미드필드진은 물론이고 최전방 공격수들까지 적극적으로 가세한 압박 수비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노장 수비수들의 후반 체력 저하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날 두 골이 모두 수비수의 실수에서 만들어진 것에서 보듯 시간이 지나면서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시켰다.

 따라서 한국은 김남일을 비롯한 유상철, 이영표, 송종국 등 미드필드진의 허리싸움에 승부를 걸어 레이나의 발을 묶고 상대 수비수의 체력 저하도 유도하는 이중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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