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카이도 요이치조시에 있는 후코페 암각화를 7년여에 걸쳐 연구조사하고 오가와 마사루(Massaru Ogawa) 나루토 교육대학 교수가 울산을 방문, 지난 20일 북구청 소회의실에서 암각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북구무룡예술원(원장 곽영화) 주최로 "한·일 선사암각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서 오가와(少川) 교수는 후코페 암각화의 슬라이드를 보여주면 상세하게 설명한 뒤 울산 암각화 보존에 좋은 본보기가 될만한 암각화 보존 사례도 소개했고 이어 이상목씨(프랑스자연사박물관 박사과정)가 울산 암각화의 주변 환경이 유적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해 슬라이드를 통해 보고했다.

 오가와 교수는 "동굴 암면 각화로 된 후코페 암각화의 그림은 쪼기 갈기 긋기 돌려파기 등의 기법으로 그린 인물상 834점으로 대부분 뿔이나 날개가 나 있는 사람"이라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는 아직 밝힐 수 없으나 연구의 최종단계에 와 있으므로 내년에는 보고서가 작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가와 교수에 따르면 후코페 암각화는 1950년 첫 발견되어 1951~53년까지 조사를 실시했고 1970년 보고서가 나온 다음 1972년 암각화가 있는 동굴의 입구에 온도와 습도의 조절이 가능하도록 한 건물을 지어 유적으로 보존하고 있다. 암각 그림은 각각 석고로 복제되어 호카이도에 있는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일반에 공개되고 있으며 이 동굴벽화도 일반인들이 관람(관람료 300엔)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지난 3월 본보에 암각화 보존에 관한 글을 보내는 등 울산의 암각화에 관해 높은 관심을 표명했던 오가와 교수는 이번 방문에서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비롯한 한국의 암각화를 두루 둘러보았다.

 그는 울산의 암각화에 대해서 "반구대는 고래를 비롯한 바다의 특색을 집중적으로 나타내고 있어 그림에서 중후함이 느껴졌고 천전리는 다양한 기법으로 1천년의 시차를 두고 중첩된 그림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장소였을 것"이라며 "울산의 암각화는 한국민들, 울산시민들이 긍지를 갖고 보존해야할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의 편년에 대해서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2100여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본다"고 밝히며 "그 논지의 근거에 대해서는 자신의 논문에 보고해 놓았다"고 덧붙여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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