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천에 모기가 많이 서식해 인근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천천이 울산의 중심부인 삼산지역을 흐르고 있다는것을 생각할 때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여천천 인근에 고층 아파트와 높은 빌딩이 많이 들어섰지만 울산이 공업도시로 승격이 될 때만 해도 여천천 인근은 전체가 논밭으로 울산의 곡창지대였다. 그리고 여천천은 물이 맑아 어린이들이 수영을 했고 어른들은 낚시를 즐겼다.

 하천의 넓이도 과거에 비해 지금은 많이 줄었다. 울산에서 살았던 50∼60대의 장년들 중에는 여천천 화진나루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삼산에서 여천고개로 넘어가는데 있었던 이 나루터 자리에는 지금 여천다리가 놓여져 있다. 이처럼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물이 맑았던 여천천에 모기가 많다는 것은 그 동안 하천의 관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이 하천이 오염되기 시작한 것은 삼산과 달동이 개발이 되면서 부터이다. 특히 이 인근에는 주거 공간이 많이 들어섰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관리할 수 있는 시설를 제대로 갖추지 않다보니 때 아닌 모기 소동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여천천이 이렇게 오염된 이면에는 울산시의 눈가림식 정책도 한 몫했다. 울산시는 최근 들어 여천천 오염에 따른 민원이 급증하자 대책을 마련했는데 그것이 하천 복개였다. 최근 옥동과 신정동 일대 등 여천천 상류지역이 대부분 복개되었다. 하천 복개는 오염된 수질을 숨기는데는 일조를 하지만 하천을 더 오염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여천천 인근지역은 크게 개발이 되었다. 그러나 시가 삼산 지역을 개발하면서 정작 이 지역 중심부로 흐르는 여천천 수질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이제 여천천은 도심속의 오염된 소하천이 되어 버렸다.

  최근 들어 모기떼가 기승을 부리는 등 여천천 오염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자 울산시는 우선 모기유충을 없애기 위한 방역대책을 세우는 등 각종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의 중심부로 흐르는 여천천이 옛날 수질을 되찾고 또 아름다운 옛 풍광을 살리기 위해서는 방역대책도 좋지만 이런 단세포적인 처방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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