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대책을 대폭 강화한뒤 한동한 뜸했던 돼지구제역이 다시 준동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추가 발생 농가들이 모두 기존의 발생지역이고 기후 여건도 점차 구제역을 차단하기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바뀌고 있지만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13일 농림부가 경기 안성과 충북 진천의 최초 발생농장 인근 3㎞내 모든 돼지들에 대한 도살처분에 들어간 이후 6일동안 추가 발생이 없어 사태가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하지만 19일과 20일 경기 안성과 용인의 4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또 다시 발생,발생농장이 14곳으로 늘어남에 따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방역당국과 수의학계의 가축질병 전문가들은 그러나 본격적인 확산으로까지는 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우려사항은 공기 전파로 인한 전국적인 확산이고 이 경우 축사 생활을 하는 돼지보다 소가 더 위험한데 아직까지는 발생지역내 돼지에 한정된 발병이어서 공기 전파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역의 전파는 초기에는 사료 차량, 이후에는 구제역 대책이나 보상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농장주들의 회합 등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구제역 발생농장 주변에 사는 주민이 다른 농장에 인부로 취업한뒤 구제역이 전파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기후조건은 구제역 차단에 다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10∼15도의 기온과 습도 60% 이상에서 활성화되는데 이번 구제역의 전개 상황도 주로 비가온 직후 시점에 추가 발생이 이어졌다. 따라서 전형적인 5월의 맑은 날씨가 유지되면 구제역이 대대적으로 번지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농림부는 앞으로 구제역 확산이 더 이어질 경우 기존의 도살처분 정책을 일정지역 전체의 가축에 대해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도축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쨌든 방역당국과 축산농가들의 노력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걱정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많은 외국인 손님들이 몰려오는 월드컵을 앞두고 이같은 구제역 발생은 국가의 체면이 걸려있는 심각한 문제다. 서둘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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