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글서예가 김숙례씨와 서울과 울산을 오가며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현주씨가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야외에서 "규빈 김숙례 들꽃 서예전"과 "김현주의 이야기가 있는 피아노 콘서트"를 함께 마련한다. 장소는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초록 잎파리로 하늘이 가려진 울산들꽃학습원의 뜰(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211·9163).

 오는 24일 오후 6시 개막식을 갖고 오는 29일까지 계속되는 "규빈 김숙례의 들꽃서예전"은 들꽃을 노래한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를 특유의 감성적이고 소박한 서체로 표현한 30여점의 서예작품을 선보인다. 토끼풀, 범꼬리, 미치광이풀, 민들레, 비비추, 제비꽃, 목련, 복수초, 할미꽃, 애기똥풀, 연꽃, 홍매화, 찔레꽃, 감꽃, 붓꽃, 쑥부쟁이 등을 절묘하게 표현한 김종상 조병화 송수권 서정주 정일권씨 등의 시를 가려냈다.

 들꽃학습원의 뜰에 이젤을 세우고 자연스럽게 작품을 내놓은 이번 전시회는 들꽃만을 소재로 삼아 들꽃학습원에 어우러지는 작품전일 뿐아니라 서예로서는 드물게 전시공간을 야외로 잡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숙례씨는 "한글서예는 서체 뿐아니라 글을 내용도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한껏 묻어나는 들꽃 시를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들꽃학습원의 봄풍경과 우리 시를 통해 울산시민들이 잠시나마 아름다운 정서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주의 이야기가 있는 피아노콘서트"는 서예전의 개막식에 이어 24일 오후 7시 들꽃학습원 잔디밭에서 펼쳐진다.

 김현주씨는 "현악기 중심의 실내악은 곧잘 야외에서 연주되지만 피아노는 악기의 특성상 야외연주회가 쉽지 않지만 연주자나 청중 모두에게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들꽃학습원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곡으로 선곡했다"고 밝혔다.

 연주곡목은 프랑스 작곡가 사티의 〈3개의 짐노페디〉 중 1곡와 〈너를 사랑해〉, 모차르트의 〈터어키 행진곡〉, 슈만의 〈트로이 메라이(꿈)〉, 슈베르트의 〈즉흥곡〉, 쇼팽의 〈뱃노래〉, 드비시의 〈월광〉, 쇼스타코비치의 〈3개의 환상적인 춤곡〉, 리스트의 〈나폴리의 베네치아 중 트란텔라〉 등이다.

 울산MBC FM의 음악프로를 진행했고 경상일보의 음반소개의 필자로도 활동한 김현주씨가 연주곡에 대한 설명과 음악이야기를 곁들인다.

 김숙례씨와 김현주씨는 야외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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