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사 양측이 주5일 근무제 실시에 관한 단체협약에 사실상 합의, 오는 7월부터 은행들은 매주 토요일에 문을 닫는다. 일반 국민과 기업활동에 영향이 큰 은행들이 주5일 근무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경우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거래가 많은 울산지역의 경우 다른지역에 비해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은 공단지역으로 기업체와 공장들이 몰려있어 평일에도 금융거래가 많을뿐 아니라 그것이 주말이면 더욱 바빠지는 것이 지금까지 관행이었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대해서는 이제 웬만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공무원들도 지난달 부터 시험실시에 들어갔다. 국민들도 지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 노사의 주5일 근무제 합의는 토요근무를 없애는 대신 기존 휴일 및 휴가일수를 줄이고 임금도 이에 따라 조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금융권의 주5일 근무제 도입은 사회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만큼 시행착오나 부작용이 없도록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철저한 서비스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울산지역의 경우 많은 기업체와 공장들이 시간을 다투는 어음,수표 교환이나 결제 그리고 공과금 납부 등에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보는 일이 우려된다. 특히 토요일에 긴급한 결제가 필요한 기업들의 수출입 업무 등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휴일과 휴가 등에 관한 제도적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들이 서둘러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할 경우 예상되는 기업의 문제점 등도 살펴봐야 한다. 기업 활동을 지원해야할 은행들이 역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기업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주5일 근무는 근로시간의 단축을 통해 삶의 질의 향상을 지향하는 제도다. 국제사회에서 "일벌레"로 널리 알려진 우리 국민들이 선진국 수준으로 근무 시간을 줄이고 생활을 즐기는 여유를 갖게 된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