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제조업 둔화, 산업수도 위상 흔들

2023-03-13     경상일보

제조업 도시 울산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2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최근 제조업 입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울산에 등록된 제조업 공장 수는 2959개로 10년 전(2272개) 대비 3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전국 제조공장은 31.2% 늘었고, 충남(54.5%), 대전(53.9%), 전북(52.2%), 충북(51.2%) 등은 월등히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울산에 붙혀져 있는 ‘대한민국 산업수도’ ‘국내 최대의 제조업 도시’ 라는 별칭이 무색해지고 있다.

문제는 제조업의 쇠퇴가 생산과 고용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은 제조업 부흥 정책을 추진 중이고,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중국은 ‘중국제고 2025’을, 일본은 ‘일본재흥전략’을 각각 내놓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제조업 혁신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그다지 효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최근 한국산업단지의 자료에서 보듯 제조업 공장 증가가 다른 도시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의 국가산단이 위치해 있는 울산이 혁신에 실패한다는 것은 국가경제가 혁신에 실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울산의 제조업 공장수 증가세는 2016년 이후 크게 둔화했다. 울산지역 공장수는 2015년까지 매년 3~6% 증가하며 최근 10년간(2012~2021년) 연평균 증가율(2.98%)을 웃돌았다. 특히 조선업 등 지역 주력산업 침체가 시작되기 이전인 2015년에는 1년새 제조업 공장수가 2456개에서 2618개로 6.60% 늘기도 했다. 그런데 2016년(3.51%)부터는 2%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증가율이 0.32%에 그쳤다. 국내의 제조업 성장 둔화는 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가시화됐다. 국내 제조업 기반이 점차 취약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고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현대자동차가 오랜만에 대규모 채용을 추진하고 있고, 울산지역 일부 석유화학회사들도 채용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여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울산을 방문해 “세계 최고의 첨단산업 혁신허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발언은 큰 위로가 됐다. 미국·일본·중국 등 우리나라를 에워싸고 있는 제조업 강국들이 ‘제조업 부흥’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과 울산은 다시 한번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제조기반을 쌓고 기술인재를 육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