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夢吟( 봄꿈을 읊음)-이토민정원에 붉은 매화가 피었는데 庭院綻紅梅(정원탄홍매)벌나비는 어찌 오지를 않는가蝶蜂何不來(접봉하불래)안시에 봄날의 꿈을 처하였나眼時春夢處(안시춘몽처)다만 향은 집안가득 머뭇하네唯馥滿堂徊(유복만당회)
閑處( 한가한 곳에 처함을 읊다)-이토민언덕가 왜가리는 홀로된 몸이 고루하니岸邊蒼鷺獨身頑(안변창로독신완)모래섬 가마우지는 두날개 야만스럽고沙島黑鴉兩翼蠻(사도흑아양익만)찬물에 어린물고기는 헤엄치며 숨는데寒水嫩魚遊泳隱(한수눈어유영은)찬흐름에 오리떼는 울을 풀어 되찾구나冷流群鴨解圍關(냉류군압해위관)한낮에 대바람은 맑은기운을 쓸어내고中晌竹風淸氣掃(중상죽풍청기소)늦은 오후 솔이내는 골구름이 성하는데日晡松嵐岫雲殷(일포송람수운은)세연에 고드름은 조물주가 빗어가는데 世緣氷柱上天作(세연빙주상천작)한처에 언서리는 만물이 머뭇거리구나閑處凍霜萬物慳(한처
歲寒春夢( 설 추위에 봄날 꿈을 읊다)-이토민산기슭에 겨울 구름은 소나무를 흐리고陵谷凍雲松樹朧(릉곡동운송수롱)강언덕에 얼음 안개 대숲속을 가리는데岸涯氷霧竹林蒙(안애빙무죽림몽)새벽 바람은 앞구릉을 매섭게 매질하고曉風南崗厲陰掠(효풍남강려음략)아침 햇살은 북봉을 볕기운을 쬐는구나朝旭北峯陽氣烘(조욱북봉양기홍)다닌길 적료하고 사람자취는 뜸하는데行徑寂寥人跡罕(행경적료인적한)까치소리 외딴집에 안부글을 두들이니鵲聲孤屋信書攻(작성고옥신서공)이른매화는 뜨락에 설추위를 밀치는데早梅庭院歲寒擊(조매정원세한격)난초혜초는 실온에 봄날꿈들 어릿하구나蘭蕙室溫春夢
癸卯 새해에도 뜻하신 꼭 이루시고 가내 행복과 님들의 건승을 빕니다. 歲風吟( 세시풍속을 읊음)-이토민납일에 성분하면서 가족들을 만나고當臘省墳家眷逢(당랍성분가권봉)지난 일년을 회상하며 덕담을 함께 하니過年回想德音共(과년회상덕음공)술자리에 웃음 얘기로 혈연을 다지는데酒筵言笑血緣固(주연언소혈연고)흥취하면 밤세워 친한 사랑이 넘치구나興醉通宵親愛溶(흥취통소친애용)근역에 세시풍속은 선조들을 소홀히 하고槿域歲風先祖疏 (근역세풍선조소)처한 때에 류속은 부모 은혜에 게으른데 處時流俗孝恩慵(처시류속효은용)외유는 만연하고 설날 아침을 업신여기니外遊延
僻村冬雨( 외진마을에 겨울비를 읊음)-이토민외진마을 겨울비는 대나무 정을 포근히 안고僻村冬雨竹情偎(벽촌동우죽정외)거친들에 언바람은 매화 느낌을 근심하는데荒野氷風梅感摧(황야빙풍매감최)문득 산에 안개는 작은 지름길을 없애버리고山霧頓時蹊徑消(산무돈시혜경소)홀연히 산마루에 구름은 갈길을 머뭇거리네嶺雲超忽客征徊(령운초홀객정회)외롭고 쓸쓸한 은둔처에 문밖은 흔적이 없고 孤苦處居無跡巷(고고처거무적항)둥지깃든 나는 새들은 날아오지 않는구나宿棲禽鳥不飛來(숙서금조불비래)집 처마에 풍경 소리는 때때로 두드리는데屋檐鈴鐸隨時擊(옥첨령탁수시격)집아래에 개짖
四節木瓜吟(사계절의 목과를 읊음)-이토민이른 봄날 마음속에붉은 꽃무늬로 희롱하더니早春心底軟紅戱(조춘심저연홍희)초여름에 목과는 험상스럽지만 더불어 곱네初夏木瓜險與麗(초하목과험여려)가을철 과실 피부는 부럽고 아름다운 얼굴인데秋節果皮羨美容(추절과피선미용)이른 겨울 꼴 사나워도 뿜은 향내음은 기이하다네至冬難看噴香奇(지동난간분향기)겉모양은 굳고 단단하는데옮겨 심어서 탐하고樣姿堅固移裁忨(양자견고이재완)분경은 가벼운 손에 굽히고부드럽게 즐기는데盆景手輕柔曲嘻(분경수경유곡희)오로지 상과 형만을 얻어서 기풍 골격을 알리니唯得象形風骨識(유득상형풍골식)
香祖吟( 향기의 조상을 읊다)-이토민차가운 눈 비바람에도 어린 닢이 꼿꼿한데 (寒雪雨風芽葉桓/한설우풍아엽환) 오만한 서리 언땅에 드러난 뿌리는 너그러워(傲霜氷地露根寬/오상빙지로근관) 잠든 신선의 순수한 기운에 핀꽃은 초려하니 (睡仙精氣綻花楚/수선정기탄화초)향기의 조상이라 풀무리에 칭송을 다하구나(香祖草群稱述完/향조초군칭술완)본분을 지키며 늘어져 웃자람을 늘 싫어하고(安分瘋長常令厭/안분풍장상령염)단정한 성정은 뽀족하고 예리함을 살피는데(性情端正尖利看/성정단정첨리간)보아하니 청아하고 생긴 모습은 뛰어나서 (看來淸雅姿容卓/간래청아자용탁)
臘時吟( 섣달때를 읊다)-이토민은거에 즐겨 책읽어 먹자국을 따르고隱居耽讀墨痕緣(은거탐독묵흔연)한처에 시를 지으며 붓글씨를 연마하니閑處詞韻書道硏(한처사운서도연)진세에 좋은 풍속 장단점을 드러내는데塵世美風長短顯 (진세미풍장단현)섣달때에 세상 풍속은 시비로 그르치네臘時流俗是非騫 (랍시류속시비건)반촌에 선비들은 앎과 어질음을 구하고 泮村儒士知仁求(반촌유사지인구)산속 절에 스님들은 공색을 궁구하는데山寺佛僧空色專 (산사불승공색전)능히 성정은 거슬러 어긋남을 삼가하니能欲性情乖逆慽 (능욕성정괴역척)다만 선악은 마음 짓기에 이끌리는구나只須良莠造心牽
臘梅吟(납매를 읊다)-이토민일생이 어찌 안스러워 여로를 탄식하나一生何苦旅途嘆(일생하고려도탄)삼세는 이외로 궤적을 벗어나기 어렵고三世竟然出軌難(삼세경연출궤난)동지는 가고 오며 서로 믿음을 따르는데冬至往來相信趕(동지왕래상신간)세시에 끝과 시작은 마땅한 정이 엉기네歲時終始誼情摶(세시종시의정단)새벽서리는 하늘 땅에 찬기운 가로막고曉霜霄壤氣冷攔(효상소양기냉난)아침안개는 들언덕에 찬느낌이 넘치니朝霧野原寒意瀾(조무야원한의란)동백은 앞뜨락에 새싹을 덮어버리는데冬柏戶庭芽甲覆(동백호정아갑복)납매는 담벼락에 꽃망울을 헐뜯는구나臘梅墻壁綻花讕(납매장벽탄화
至冬吟( 겨울에 이르러 읊다)-이토민 겨울에 일러 안개서리는 풀밭을 해치고至冬霜霧草田傷(지동상무초전상)대설에 아침해는 거친땅을 어정거리니大雪朝陽荒土徉(대설조양황토양)시절은 오고 가는데 어찌 피해 처하리오時節往來何避處(시절왕래하피처)세속 사람의 쓴 고통은 쉼없이 다급한데俗人辛苦不休遑(속인신고불휴황)새로 고친 창호지는 땅추위를 막아주고改新窓紙地寒攩(개신창지지한당)낡고 헌 문가에는 렴적을 맛보게 하는데殘舊門旁斂跡嘗(잔구문방렴적상)집아래에 대나무숲은 평정을 재촉하니堂下竹林平靜促(당하죽림평정촉)집처마에 풍경은 성정을 헤아리는구나屋檐鈴鐸性情量
蘭性菊品吟( 난의 성품과 국화의 품성을 읊다)-이토민일생은 꼭 머물고 떠남을 어찌 얻어서 알겠는가生必定離安得知(생필정리안득지)만남은 늘상 인과에 잠깐 영화롭다가 쇠하는데會常因果暫榮衰(회상인곤잠영쇠)난 성품을 공손히 받들다끝내 보는 즐거움이니至恭蘭性局觀樂(지공난성국관락)찐향의 국화 품성도 마침 때를 기약하구나香馥菊品終適期(향복국품종적기)군자는 한가히 거처함에 향기난 풀 키우는데君子燕居培薰草(군자연거배훈초)편벽한 선비들은 천성이 고아한 성정을 따르니僻儒天稟雅情隨(벽유천품아정수) 사시절에 단아한 닢들은 은연중에 자라나는데四時端葉隱然茁(사
蘭性菊品吟( 난의 성품과 국화의 품성을 읊다)-이토민일생은 꼭 머물고 떠남을 어찌 얻어서 알겠는가生必定離安得知(생필정리안득지)만남은 늘상 인과에 잠깐 영화롭다가 쇠하는데會常因果暫榮衰(회상인곤잠영쇠)난 성품을 공손히 받들다끝내 보는 즐거움이니至恭蘭性局觀樂(지공난성국관락)찐향의 국화 품성도 마침 때를 기약하구나香馥菊品終適期(향복국품종적기)군자는 한가히 거처함에 향기난 풀 키우는데君子燕居培薰草(군자연거배훈초)편벽한 선비들은 천성이 고아한 성정을 따르니僻儒天稟雅情隨(벽유천품아정수) 사시절에 단아한 닢들은 은연중에 자라나는데四時端葉隱然茁(사
壬寅立冬節同學許爲度同行於慶州德東湖上流黃龍谷姜先生宅訪問蘭架與茶室天籟見聞吟(임인년 입동절에 위도 허동학과 동행하여 경주덕동호수 상류에 황룡골 강선생댁을 방문 난시렁과 더불어 다실에 자연의 소리를 보고 들으면서 짓다) 하늘 소리에 골바람은 대밭이 맑아지니天籟谷風淸竹園 (천뢰곡풍청죽원)빼어난 지세 산경은 푸른솔이 흐릿하고地靈山景碧松渾 (지령산경벽송혼)가림담벽 난실에는 향조들이 자라는데影墻蘭室毓香祖 (영장난실육향조)황용골에 든 겨울은 감서리를 감추구나龍里立冬霜枾呑 (용리입동상시탄) 소설절기 옥가에는 새짚으로 바뀌었고小雪屋家新藁替(소설옥가신고
朝露菊香( 아침이슬에 국화향)-이토민새벽바람은 수풀을 떠나가고曉風林壑去(효풍림학거)아침이슬은 초원을 오게하니朝露草坪來(조로초평래)오동닢은 시들어 떨어가는데梧葉萎蔫振(오엽위언진)국화는 찐한향을 돋우는구나菊花香郁培(국화향욱배)
秋氣( 가을의 기운 )-이토민일어나 나선 걸음은 춘난 울타리를 살피는데起床行步察蘭籬(기상행보찰난리)깊은 밤 나온 싹이 말라 시들었나 괴히 여기니深夜出苗枯萎疑(심야출묘고위의)가을의 기운은 뿌리와 닢에 급히 오가는데秋氣葉根來往急(추기엽근래왕급)스산한 바람은 꽃눈이 젖고 마름을 엿보구나蕭風花蕾濕涸窺(소풍화뢰습고규)
愚感( 어리석은 감정 )-이토민일월은 천연 그대로 하나 축을 순행하고日月天然一軌行(일월천연일궤행)광음에 땅의 도리는 무궁하게 베푸는데光陰地道無窮張(광음지도무궁장)북극성을 잃는다면 뭇 별들은 혼돈이라北辰迷失衆星混(북진미실중성혼)남두성은 침부하니 오고 감을 근심하네南斗沈浮來去傷(남두침부래거상)이른 새벽 비단 노을은 운해로 황홀한데新曉彩霞雲海惚(신효채하운해홀)중추절에 맑은 기운은 안개 산을 드날리니仲秋淸氣霧山揚(중추청기무산양)은거에 우감은 인속을 벗어나려는데隱居愚感脫人俗(은거우감탈인속)정처에 앎의 인연은 멈춰 끊기를 꺼려하네情處智緣停斷防
僻村朝景(외딴마을에 아침정취)-이토민외딴 마을에 조경은 산들바람 살랑데니僻村朝景軟風吹(벽촌조경연풍취)밀알은 들판에 춤을 추며 한들거리는데陽穀莽蒼飄舞儀(양곡망창표무의) 앞산 기슭에 버꾹이는 탁란에 즐거우니南麓郭公訢托卵(남록곽공흔탁란)나무가지 텃새는 눈알을 굴려 의심하네樹枝留鳥轉睛疑(수지류조전정의)뒤뜰에 복숭아와 오얏은 볼살이 푸르며後墻桃李臉頰綠(후장도리검협록)앞뜰에 살구와 앵두는 낟알이 익어가니前園杏櫻顆粒施(전원행앵과립시)개미는 과일향에 종횡으로 허둥거리고蟲蟻果香縱橫迫(충의과향종횡박)새떼는 여름걷이에 몸 숨겨 분주하구나鳥群收夏隱瞞馳(
生夢(삶과 꿈)-이토민개고 푸르면 경작하며 피로에 낫 걸고晴碧作耕疲掛鎌(청벽작농피괘겸)비가 오면 시를 짓고 책읽기를 겸하니雨天詩作讀書兼(우천시작독서겸)많은 사람은 삶과 꿈들이 모두 다른데萬人生夢各其別(만인생몽각기별)진세에 누구와 더불어 붕우를 더할까塵世與誰朋友添(진세여수붕우첨)나이들어 산곡에 난초를 캐서 키우고 老齡山谷採蘭養(노령산곡채란양)가끔 햇빛 들면 물뿌리고 발을 가리니時或日光灑蔽簾(시혹일광쇄폐렴)날마다 발걸음에 새싹들이 다투는데朝夕步聲薪嫩角(조석보성신눈각)자연을 보는 즐김에 성정이 엄하구나自然觀賞性情嚴(자연관상성정엄)
登盆蘭( 화분에 올린 난초)-이토민난초의 배양은 무감하면 오래도록 불만을 품는데培蘭無感永含寃(배란무감영함원)잡초의 제거는 유심하면 늘 번거로움이 일어나서除草有心常發煩(제초유심상발번)같은 풀도 빗물과 햇빛의 많고 적음에 달라지는데同卉雨陽輕重別(동훼우양경중별)특히 여름날에 무더위는 올린 난분이 관건이구나各其炎夏鍵登盆(각기염하건등분)
節時( 계절의 때 )-이토민만물은 다시 새싹들을 스스로 열어 가고天物復芽開自閑(천물복아개자한)지신은 움을 돋아내 어렵게 힘을 다하니 地神萌蘖力盡艱 (지신맹얼력진간)때때로 뒤에 나선다면 생생하게 빼어나時時後進新新秀(시시후진신신수)날마다 앞서 따르니 점점 번성하는구나日日先行漸漸殷(일일선행점점은)한여름에 심한 더위는 마른닢을 태우고陽夏酷炎枯葉化 (양하혹염고엽화)장마철의 다습은 뿌리가 썩어 돌아오니 雨林多濕腐根還 (우림다습부근환)땅에서 자란 난초는 성정을 달리하는데土生蘭草性情特(토생난초성정특)옮겨 심은 와분에는 용색을 걱정하구나移植瓦盆容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