窮臘( 한해 밑)-이토민언덕길 부는 바람은 옷깃을 부대기고坡路吹風領套憑(파로취풍령투빙)간계에 고드름은 살갖을 얼어붙는데澗溪氷柱上皮凝(간계빙주상피응)소한에 짙은 이슬은 산기슭에 잠기니小寒濃露浸山麓(소한농로침산록)한해 끝 뭇서리는 들언덕이 흐릿하네窮臘薄霜瞢野陵(궁랍박상몽야릉)늘어들인 대밭에 비둘기떼 숨어 들고垂下竹園鳩屬隱(수하죽원구속은)꼿꼿한 솔꼴에는 부엉이가 울어 대니直生松谷角鴟懲 (직생송곡각저징)석양에 어둠은 흔적없이 파고 드는데夕陽冥晦浸無迹(석양명회침무적)해질녁 벽향은 풍경소리 부르는구나天黑僻鄕檐鐸徵(천흑벽향첨탁징)
仁山(어질은 산)-이토민신불산에 으악새 풀리니神佛紫芒開(신불자망개)칠십에 백발이 슬프구나從心白髮哀(종심백발애)인산과 지수를 좋아하니仁山樂知水(인산요지수)지형이 만행을 부르는데輿地卍行催(여지만행최)등정은 재빠름이 아니라登頂非輕捷(등정비경첩)온몸에 동정을 겸하는데一身動靜培(일신동정배)정월보름 천제를 받듬이上元天祭尊(상원천제전)비로소 등산 시작이라네初始力攀哉(초시력반재)
小寒吟(소한을 읊음)-이토민새벽 바람은 계곡을 세차게 불어 오고曉風溪谷勁吹來(효풍계곡경취래)아침안개는 얼음장을 스치듯 머뭇거리니朝霧冷塊柔掠徊(조무냉괴유략회)한해 끝에 맑은 뜻은 시와 비가 흐릿한데窮臘志淸是非混 (궁랍지청시비혼)소한에 마음의 탁함을 시와 종을 돌아보네小寒心濁始終恢 (소한심탁시종회)
新旦吟( 신정 아침을 읊다)-이토민가고 온해 풍요로운 신정 아침 맞으시고兩歲富饒新旦嘗(량세부요신단상)바라던 일은 이루어 항상 번창하시니望祈成事恒繁昌(망기성사항번창)영화는 보귀하면서 재연을 더 하시고榮華寶貴財緣益(영화보귀재연익) 가솔들은 건강하고 끝없는 복 누리시길家率健康遐福長(가솔건강하복장)2022년 새해 아침 토민 이수우 올림
今朝虎溪驛舍退役吟(오늘아침 호계역사 물러남에 읊다)-이토민무리의 룡산에 범의 계곡을 껴 안았으니舞里龍山虎溪雍(무리룡산호계옹)골목 마을 너른 들에 삶터를 일구었는데巷閭平野薦居供(항려평야천거공)근린에는 토산물이 교통으로 부를 쌓고近隣方物交通富(근린방물교통부)뭍으로의 상거래는 철길로 달렸던구나陸上行商鐵路從(육상행상철로종)시대 흐름도 세인의 촌역을 바꾸었는데流變世人村驛換(류변세인촌역환)순정에 장날은 만남 떠남을 함께했으나徇情圩日會離共(순정우일회리공)오늘 아침 선로는 추억꺼리로 사라지니今朝軌道回憶滅(금조궤도회억멸)한없는 불통은 백년을 맞아
仁里( 어진 마을 )-이토민하늘 끝 잿빛 구름은 동지에 한가롭고天涯灰雲冬至閒(천애회운동지한)들녁에 짙은 안개는 소한에 돌아 드는데地平濃霧小寒還(지평농무소한환)외딴 촌 남쪽 기슭에붉은 솔 휘늘어지니僻村南麓赤松落(벽촌남록적송낙)어진 마을 북쪽 언덕 푸른 대는 꼿꼿하구나仁里北原靑竹頑 (인리북원청죽완)텅빈 논에 널린 까마귀 벼 알곡을 탐하고空畓陣烏禾穀探(공답진오화곡탐)마른 땅에 까치떼는 잠자는 벌레를 잡는데薄田群鵲蟄蟲扳(박전군작칩충반)해는 짧아 상처에 늦은 노을을 재촉하니白輕常處晩霞促(백경상처만하촉) 어둠은 길어 은거의 쓸쓸함을 가두는구나
冬至紅粥( 동지에 팥죽 )-이토민해동에 아침 태양은 온누리를 밝히는데海東朝日大寰明(해동조일대환명)산북에 하늘빛은 좋은 조짐을 맞이하니山北月藍高兆迎(산북월람고조영)만물은 음이 다하니 양기가 비롯되는데天物老陰陽氣始(천물노음양기시)지심에 기나긴 밤이 요즘에 기우는구나地心長夜近時傾(지심장야근시경) 과농에 성글은 문호는 운신폭을 접는데果農疎戶運身折(과농소호운신절)팥죽을 문에 뿌려 온정성 귀신을 쫒으니紅粥播門逐鬼誠(홍죽파문축귀성)동지날에 미풍은 다르고 같음을 잇는데冬至美風異同續 (동지미풍이동속) 세한에 좋은 풍속 고금을 저울질하구나歲寒良俗古今
世心( 세상 인심 )-이토민세한을 살펴보니 온 길거리를 억누르고歲寒觀看滿街摧(세한관간만가최)근역에 전염병들은 온누리가 어두운데槿域疫瘟四海媒(근역역온사해매)정치는 탁하고 경제는 중세로 시끄러워混政濟經囂重稅(혼정제경효중세)세상인심 흉흉하고 미풍양속 헤치구나世心洶湧美良災(세심흉용미량재)촌 저잣거리 썰렁하고 값흥정도 끊기니村市冷淸諧價絶(촌시냉청해가절)선술집은 한산해 초파리떼 늘어나는데酒家閑散缸蠅陪(주가한산항승배)길거리에 찬바람은 동지철을 다그치니閭里朔風冬至迫(여리삭풍동지박)밤풍경은 서리 이슬이 얼음을 시기하네夜情霜露凍凝猜(야정상로동응시)
觀察論評( 논평을 관찰함)-이토민 하늘에 해와 달이 자연스럽게빛남을 관찰하고天觀日月自然熙(천관일월자연희)땅에는 음양의 남과 물러남을 알아서 살핀다면地察陽陰出沒知(지찰음양출몰지)지금은 여름겨울에 춥고 더움을 달리해 논하는데今論夏冬寒暖別(금론하동한난별)세상은 끝 처음이 합종연횡으로 나아감을 따지네世評終始縱橫之(세평종시종횡지)
飾言鄙語(꾸민 말과 천한 말)-이토민세한의 입소문은 해동을 출렁거리지만歲寒聲浪海東汪(세한성랑해동왕)인속의 옹졸한 소리는 상도를 헤치는데人俗拙音常道亡(인속졸음상도망)그림자 없이 꾸민말은 오랜 누를 끼치니無影飾言拖累永(무영식언타루영)형상이 있는 천한 말은 절로 화를 부르네有形鄙語自招殃(유형비어자초앙)
僻鄕秋景( 외진 마을에 가을 정취)-이토민우거진 산 언덕 골짝은 쌀쌀맞게 물들여 가니郁山丘壑染無情(욱산구학염무정)오솔길에 바람소리는서리맞은 닢 떨구고茅道颯然霜葉傾(모도삽연상엽경)찬 기운은 거침없이동과 정을 돌아드는데寒氣縱橫廻動靜(한기종횡회동정)외진 시골에 가을 정취 세상살이를 닮는구나僻鄕秋景像人生(벽향추경상인생)
寓居吟( 삶터를 읊다)-이토민하늘 운세는 사시를 바루고天運節分正(천운절분정)땅심은 만물을 살게 하는데 地心千物生(지심천물생)세상사람은 풍속을 속이니世間風俗哄(세간풍속홍)구학도 삶터를 곁눈질하네久壑寓居偵(구학우거정)
煮茗吟( 차 달임을 읊다 )-이토민언덕길에 바람세기는 황량하게 들이치고阜岡風信入荒凉(부강풍신입황량)들녁에는 새벽 서리가 싸늘하게 내리더니田野曉霜淒冷張(전야효상처냉장)산골짝 무성한 숲은 단풍이 타들어가는데山壑茂林紅葉燃(산학무림홍엽연)돌담에 가을 국화는 향기롭게 피었는구나石牆秋菊發芬芳(석장추국발분방)세한에 떨군 이슬 치우친 기운을 다그치고歲寒零露搏偏氣(세한영로박편기)오솔길에 풀과 띠는 마르고 시들어 상하니蹊徑草茅枯萎傷(혜경초모고위상)차나무는 작은 뜰에 눈처럼 희고 그윽한데 茶樹小園幽雪白(차수소원유설백) 차를 달여서 향과 맛을 누구와 함
疾風雷雨( 거센바람에 우뢰의 비)-이토민환한 하늘에 잿빛 구름이 떠가는데白天浮灰雲(백천부회운)푸른 독에 헤엄친 개구리는 즐겁고靑甕泳蛙欣(청옹영와흔)우뢰 비는 물과 물고기를 을러데니雷雨水魚迫(뢰우수어박) 거센 바람은 거친 들판에 성하구나疾風荒野殷(질풍황야은)
暮霞紅葉( 저녁노을에 단풍)-이토민저녁 노을은 서쪽 산마루에 흐릿한데暮霞西脊渾(모하서척혼)검은 머리는 이미 파뿌리가 되었구나黔首已悤根(검수이총근)봄에 꽃피고 가을은 결실을 따르는데春綻順秋實(춘탄순추실)세상사람은 함께 살아 있기 어렵구나世人難俱存(세인난구존)늦은 산에 연기와 안개는 피어오르고晩山煙霧發(만산연무발)가을의 단풍은 해 저물어 물들이는데紅葉染黃昏(홍엽염황혼)나이가 들어 숨어서 사는 즐거움들이垂老隱居樂(수로은거락)한 생애에 남은 흥취를 돌이켜 보려네畢生餘興反(필생여흥반)
安返(편안히 돌아옴)-이토민왜가리는 해걸음에 얕은 강어귀로 날고蒼鷺黃昏淺浦飛(창로황혼천포비)굽이진 강 흐름은 조약돌이 어긋나는데曲江流向礫田違(곡강류향력전위)오리쌔끼는 지류가 두려워 바삐 건너고鴨苗汊流遑遽涉(압묘차류황거섭)연어떼는 해양을 편히 돌아와 기대구나鰱屬海洋安返依(연속해양안반의)
秋景( 가을 풍경)-이토민시월의 그리운 얼굴 품은 감회만을 남기고詩月艷容懷憾留(시월염용회감류)때가 되면 인연도 그리운 정을 훔치려는데適時緣分戀情偸(적시연분련정투)돌담에 노오란 국화는 양달을 그리워하고石墻黃菊曬坪慕(석장황국쇄평모)앞 뜨락에 쑥부쟁이는 그림자를 짝하려네庭院馬蘭陰影逑(정원마란음영구)들 언덕에 으악새는 은빛 머리털을 흔들고原野紫芒銀髮搖(원야자망은발요)골짜기 바람은 단풍을 불태우려 다그치니谷風紅葉欲燃遒(곡풍홍엽욕연추)가고 오는 티끌세상 서리이슬 재촉하는데往來塵世露霜促(왕래진세로상촉)아침저녁 저녁놀은 가을 풍경이 아득하네朝夕彩
看穿( 꿰뚫어 보다 )-이토민해동에는 같은 혈연들이 살아가고海東居血緣(해동동족연)향리는 아름다운 풍속을 전하는데鄕里美風傳(향리미풍전)단 즐거움은 공정으로 관철되어야甘樂貫公正(감락관공정)쓴 가난도 사사로운 이익을 버리네苦貧私利捐(고빈사리연)남의 편이면 무지막지로 억누르고 彼方褒貶抑(피방포폄억)자기 편은 합종연횡하여 엎드리니偏黨縱橫顚(편당종횡전)티끌 세상에는 상식이 몰락하는데塵世沒常識(진세몰상식)누가 능히 뚫어지게 보지 않을까요孰能非看穿(숙능비간천)
秋雨霧雲(가을비에 안개구름 )-이토민가을비는 몇날사이 스산하게 이어가니秋雨日來淒厲承(추우일래처려승)안개구름은 멎고 산들바람은 더하는데霧雲淹泊軟風增(무운엄박연풍증)게걸음은 뜬거품에 진흙을 어슬렁이고蟹行浮沫土泥闊(해행부말토니활)달팽이 걸음 더듬이로 담벽을 기어가네蝸步觸須牆壁登(와보촉수장벽등)처마에 내린 물소리 두드린 연주를 펴고檐滴溜聲敲奏演(첨적류성고주연)돌계단은 물방울 울림에 화음을 내는데石階淋瀝協音興(석계임력협음흥)뜨락에 암귀또리는 쓸쓸함을 설레치니土房三尾蕭瑟促(토방삼미소슬촉)문설주에 갈거미는 작은 느낌도 깔보네居楔蟢蛛微動凌(거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