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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정취보다는 초겨울의 스산함을 느끼게 하는 계절의 끝자락. 되돌아볼 겨를 없이 앞만보고 달려왔던 발걸음을 일순 멈춘다.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지만 계절의 끝자락에서 맞는 하루는 무언지 모를 상념에 빠지게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 왔는지 뒤돌아 보건만 달랑 한장 남은 달력 뒷장은 이마저도 허락치 않는다. 야속하게도 또 한해가 저물어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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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1.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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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불가사의의 하나라고 꼽히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 가운데 타프롬이라는 사원이 있다. 타프롬은 다른 유적지가 건축물과 벽면에 새겨진 조각들이 찬탄을 자아내는 것과 달리 자연의 엄청난 힘에 주눅이 들게된다. 용수라고 하는 이 거대한 나무는 뿌리가 땅밖으로 솟아나서 뱀처럼 매끈하고 빛나는 뿌리를 건축물의 담장 위로 척척 걸치고 있다. 앙코르 유적의 거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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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1.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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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진정한 어른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는 이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울산은 그동안 도시의 급속한 개발과 팽창 속에서 갖가지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은게 사실이다. 지역간은 물론 계층간에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소모적인 싸움을 하는 것을 수없이 경험했다. 그 때마다 울산의 미래를 걱정해서 화해와 일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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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1.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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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 중간역 설치에 대한 정부의 공식발표가 이르면 11~12일 있을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울산역과 경기 오송역, 경북 김천역 등 3개 중간역의 추가 설치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울산시민의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울산역 설치 여부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연한 것”이라고 밝힌 만큼 ‘말 바꾸기’만 없다면 설치확정이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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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1.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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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도서관" 개관은 앞으로 한국 대통령 문화의 새 장을 열어가는데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일 문열 연 이 도서관은 한국에서도 최초의 전직 대통령 기념 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세대에 기증한 아태재단을 이렇게 바꿔, 단순 열람 및 전시 기능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연구하는 국제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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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1.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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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유니세프가 아·태지역 17개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지금 현재 행복한가"를 묻는 질문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3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17개국의 평균 52%에 비하면 훨씬 낮은 것으로, 우리 청소년들은 이 땅에서 사는 것이 그리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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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1.0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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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축일인 위령(慰靈)의 날을 맞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순례객들에게 "죽음의 신비를 운명의 마지막 단어가 아닌 영생(永生)으로의 여행으로 간주하라"고 말한 뒤 사랑하는 이들의 무덤가에서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파킨스 병을 앓고 있는 교황이 휠체어에 의존, 연설도중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며 어느 누구도 죽음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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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1.0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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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의 고충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일까. "살인"이라는 극한적인 상황으로 몰고간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원망과 자성의 기회를 갖는 것조차 이젠 방관자의 사치라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26일 밤. 만취상태에서 행패를 부리던 50대 가장이 딸의 도움을 받은 부인에 의해 살해됐다. 이 가장은 심야에 술에 취한채 귀가해 가족들에게 "다 죽여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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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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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업주 K씨가 며칠 전 친구 S씨와 나눈 이야기 한 토막. K씨는 매일 오후 사우나에 들르지만 그 날 따라 오전을 택했던 모양이었다. "이 가을에 좋은 일이라도 있어?" "오늘 부가가치세 예정신고 하려고" "요즘 세무서엔 목욕재계하고 가야 받아줘?" 올해 2기분 부가가치세 예정신고가 27일로 끝났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세금을 아끼려는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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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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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이뤄지는 화려한 기술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씨름판이 지루한 샅바싸움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샅바싸움은 상대방의 기선제압을 위한 것으로 우월적 위치를 선점, 판세 자체를 유리한 형국으로 이끌기 위해 곧잘 사용된다. 찰나의 샅바싸움은 경기의 긴장도를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관중의 기대와는 상관없이 승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지루한 샅바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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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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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하는 말 가운데 "말은 맞다"라는 말이 있다. 말은 맞게 하는데 행동거지는 그에 부합하지 않거나, 자기 실속과 허물은 숨겨놓고 말로만 "공자왈 맹자왈" 번지르르한 것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4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어보면 한결같이 말은 맞다. 말대로라면 그들은 모두 정도를 걸어왔고,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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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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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단계를 넘어 이제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우선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와 국민투표가 그렇고,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를 보는 시각이 그렇다. "이라크파병" 문제는 또 어떤가. 배경과 의도를 놓고 치졸한 아전인수격 해석은 제쳐두고라도 찬반논란이 갈수록 양극으로 치닫는 느낌이 섬뜩하다. TV나 신문이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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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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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재신임 국민투표를 오는 12월15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재신임 폭탄선언이 나온 지 사흘 만이다. 실로 번갯불에 콩 볶아먹을 만한 속도다. 이번 제안은 대통령 재신임과 직접 관련된 첫 번째 국민투표라는 점에서 과거와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의 국민투표는 그동안 6번 치러졌다. 지난 62년, 69년, 72년, 75년, 80년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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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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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는 가지과에 속하는 1년생 풀로서 우리말로는 일년감, 한자명으로는 남만시라고 한다. 원래 원산지는 남미 안테스 산맥이다. 세계적으로 장수촌으로 알려진 안데스 산맥 기슭의 빌카밤바 사람들은 토마토를 많이 먹는 덕분에 장수를 누린다고 한다. 16게기초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토마토가 유럽으로 건너가게 되었고, 유럽 최초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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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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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신 제우스가 판도라에게 "절대 열지 말라"는 얘기와 함께 건내준 상자가 등장한다. 이것이 "판도라의 상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후세에서는 이를 "절대 건드려서 안되는 금기" 즉, 불문율로 여기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에 대한 유래는 두 가지로 전해오는데 그 하나는 이렇다.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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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0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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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울산시도시계획이 한 도시계획위원의 의혹제기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해제돼야 할 곳이 해제되지 않고 해제돼서는 안 될 지역이 포함돼 있다"는게 핵심이다. 잘못된 도시계획의 최대 수혜자가 수십년 동안 고통받아온 지역주민이 아니라 외지 투기꾼일 수 있다는 부분은 의혹의 정점을 달리고 있다. 의혹제기에 울산시는 "사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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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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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있어 돈은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 지지를 동원하고 영향력 확보를 도와주는 자원이다. 그래서 정치자금은 "정치의 모유"라고도 한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 돈의 위력은 "모유" 수준을 넘어서기 마련이다. 돈은 정치권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결국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각 국가마다 정치자금에 관한 규제를 하고 있다. 참여정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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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10.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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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55돌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오늘 대대적으로 펼쳐질 모양이다. 군에 대한 신뢰향상과 국군 사기진작, 21세기 정예국방 구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된다는 이번 행사는 신세대 코드에도 맞춰지는 느낌이다. 첨단장비 시연과 함께 젊은 인기가수의 열창도 이어진다고 하니 군의 변화속도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법도 하다. 그런데 군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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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09.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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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9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지 정확히 3일 만이다.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의 인준 거부가 결심을 앞당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탈당은 간간이 안개는 피운 상태지만 민주당 내부의 강한 요구에 뒤이은 것이어서 개운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자당 출신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와 그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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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09.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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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수 하면 판소리 "심청가"가 떠오른다. 효녀 심청이가 봉사 아버지의 눈을 띄우려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팔고 빠졌다는 곳이 인당수다. 여인의 정절과 지순한 사랑이 신분사회의 벽마저 뛰어넘는 "춘향가"의 대표곡은 사랑가다. "인당수 사랑가"는 춘향가와 심청가가 관련 있는 작품이라는 짐작을 들게 한다. 창극의 도창, 꼭두각시 놀음을 떠올리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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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3.09.25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