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이 부인의 치마를 잘라서 만들었다고 주장되는 '하피첩'이란 물건이 KBS 1TV 'TV쇼 진품명품'을 통해 내달 2일 공개된다.

'하피'는 조선시대 양반가 여인들이 주로 입던 옷. 다산은 1810년 전라도 강진의 유배지에서 아내가 보내 준 치마에 글을 써서 '하피첩'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관련 내용은 '다산문집'에 기록돼 있다.

'TV쇼 진품명품'의 감정단 일원인 서지학자 김영복 씨는 "그 동안 존재만 알려졌을 뿐 내용이 전해지지 않았던 '하피첩'에는 다산문집 발문에 실린 가계(家戒·집안의 가르침)가 씌어 있다"며 "'하피첩'의 내용이 다산문집에 실린 가계와 일치한다는 점이 이번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다산은 넉 점의 소책자를 만들어 두 아들에게 보냈다. 김영복 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 중 석 점이 이번에 발견됐다는 것이다.

다산은 글씨를 쓴 작은 천 조각에 한지를 하나씩 붙여 '하피첩'을 만들었다. 1권 17장, 2권 15장, 3권 14장 등 총 46장으로 구성됐다.

그는 '하피첩'의 가계를 통해 '한 마디만 거짓말을 해도 도깨비처럼 되니 늘 말을 조심하라', '근(勤)과 검(儉),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나은 것이다'라는 등의 가르침을 남기고 있다.

'하피첩'은 개인사업가 이강석 씨가 2년 전 고물상 할머니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품명품' 감정단은 1억원의 감정가를 매겼다.

하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28일 공개된 소위 '하피첩' 사진을 본 일부 다산 전문가들은 "다산은 이와 같은 전서체 글씨를 거의 쓰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다산 유품이라는 주장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