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6부 중 10회가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굿바이 솔로'(연출 기민수ㆍ황인혁)는 시청률이 10% 내외로 저조한 편이지만 열혈 시청자인 '굿솔딱지'를 중심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실험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거머쥔 모처럼 나온 '좋은 드라마'라는 평이다.

드라마는 평일 밤 시간대에 방송되는 기존 미니시리즈와는 형식과 내용에서 궤를 달리하고 있다. 두 명의 주인공이 강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전통적인 형태가 아니다. 천정명, 윤소이, 이재룡, 배종옥 등 7명이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각각의 이야기는 나문희의 식당 등 공간을 중심으로 퍼즐처럼 얽힌다.

드라마의 한 제작진은 "노 작가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예전처럼 서민을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과거처럼 이야기 흐름이 강렬하지 않고 오히려 7명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에게는 깊은 상처가 있다. 천정명은 자신이 어머니의 불륜으로 태어난 사실을 알고 가족을 등졌다. 배종옥은 암에 걸린 어머니의 약을 사기 위해 어릴 때 물건을 훔쳐 팔았다. 나문희는 젊은 시절 자식을 버리고 도망쳤다.

출연진의 과거와 심리는 플래시백으로 처리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도중 과거 기억, 내면 심리, 상상 등이 순간적으로 등장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시청자에게는 낯설 수 있는 장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일부 시청자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도 "이 때문에 시청률은 낮지만 당초 KBS와 노희경 작가는 기획 때부터 시청률과 상관 없이 독특한 스타일과 실험을 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노 작가 특유의 현실적인 대사도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버릴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다'(배종옥), '그 여자가 마지노(선)면 나는 장난이냐'(김민희), '변하지마, 변하는 순간 죽는다'(윤소이) 등 네티즌들은 온라인을 통해 명대사를 회자시키고 있다.

나문희, 이재룡, 배종옥 등의 노련한 연기와 윤소이, 천정명, 이한의 신선함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연기력 논란이 있어왔던 김민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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