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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에 새생명을]"거대한 하수구" 가정오수만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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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2.10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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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주 산인 함월산에서 발원한 약사천은 계곡을 타고 내려오다 갑자기 하천이 없어지고 만다.

 개발위주의 정책이 난무하던 시절, 하천의 일부 구간이 복개돼 도로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각종 음식점과 단독주택이 들어서 있는 성안지구 인근의 계곡 물이 합쳐져 흘러 내리는 약사천은 북부순환도로를 지나 동중학교 일대에서 하천모습이 온데간데 없다가 병영사거리 부근 병영삼일아파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하천은 성안동 개발제한구역내에서 보던 깨끗한 계곡 물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동중학교에서 병영사거리간 1㎞ 가량의 짧은 구간에 복개된 하천 하부 모습은 제쳐 놓고서라도 불과 1㎞ 가량을 사이에 두고 약사천은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북부순환도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개발제한구역내에 있는 하천구간은 자연상태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나 주거지가 밀집한 약사동으로 접어들면서 가정오수가 마구 유입되는 실정이다.

 복개된 하천하부를 지나 병영삼일아파트에서 모습을 드러낸 약사천은 1㎞ 가량을 흐르면서 거의 하수구 수준으로 변모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2년 수립된 약사천하천정비기본계획도 약사천은 주거 밀집지역에서 유입되는 가정오수로 인해 하천수질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97년께 시공한 약사천 개수공사는 하천의 모습을 보존하기 보다 하천을 하수구로 변질시킨 공사로 전락했다.

 병영삼일아파트 부근에서 모습을 드러낸 약사천은 개수공사로 인해 공설운동장~반구동을 지나 동천으로 유입되기 전까지 콘크리트 옹벽에 둘러쌓인 "거대한 하수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여름, 겨울을 따질 것 없이 빚어지는 만성적인 악취민원에다 모기 등 각종 유·해충의 서식처, 가정오수를 버리는 유일한 통로로서의 기능외에는 이렇다할 하천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정은 도심지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던져주고 있으나 주변 여건은 더욱 악화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구획정리사업이 한창인 남외운동장지구를 휘감고 지나는 약사천변에 대단위 공동주택과 주거지가 형성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지 하천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또 공설운동장에서 전국체전이 개최될 경우를 대비해 "하천을 복개"해서라도 약사천 주변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주민요구도 터져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미 복개된 하천구간이 있어 자연형 하천으로서의 역할변경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미복개구간의 하천형태도 콘크리트 옹벽에 덮개만 씌우면 복개가 가능하도록 시공돼 있다며 하천복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또 하천수질 악화의 주요 원인인 가정오수 유입을 차단하는 오수관연결공사가 완료단계이기 때문에 하천을 복개하더라도 깨끗한 물이 흐르는 하천기능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민주장은 자연형 하천으로서의 도심지 하천기능을 중시하는 최근의 하천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울산시 입장에 막혀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미 복개해 버린 하천, 자연형 하천과는 정반대로 하천을 콘크리트 옹벽으로 포위하는 개수공사를 벌였던 행정기관의 일관성 없는 하천정책이 하천복개를 주장하는 주민요구를 오히려 불러 들인 건 아닌지 곰곰히 되새겨 볼 일이다.

 최근 약사천변 다세대주택으로 이사한 박성민 중구의회 내무위원장(병영1동)은 "하천을 복개하고, 콘크리트 옹벽으로 하천을 하수구로 만들 때는 언제이고 이제와서 자연형 하천이 더 중요하다고 하면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한채 엉거주춤한 행정을 보이고 있어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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