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경상기획특집태화강살리기
[태화강 살리기]"근시안적 하천 개발 이젠 그만 할 때"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3.01.14  17:53:2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80년대까지만 해도 하천은 환경적인 기능 보다는 치수적인 기능에 더 중점을 두고 관리해 왔다. 지금도 여름철 태풍이나 집중후우로 인해 홍수가 나면 하천의 치수적인 기능에 관심이 더 집중된다. 특히 하천 주변의 주민들이 범람으로 인해 재산피해를 보게 되면 하천의 환경적인 측면 보다는 치수적인 측면이 크게 부각된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와 하천의 자연생태적인 부분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삶의 질 향상과 연계돼 현안문제로 떠올랐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어느 정도 달성되자 사람들은 한발 나아가 쾌적한 환경,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하천의 환경(생태)기능은 치수와 이수적인 기능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이수와 치수, 환경적인 기능을 적절히 조화롭게 살리면서 인간다운 삶을 달성하는 것이 현재 국내에서 안고 있는 최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태화강에 대한 하천정비기본계획은 지난 87년 수립돼 현재까지 이수와 치수의 기본이 되고 있다. 현재 전체 계획구간인 삼호교에서 방사보 하류까지 10.6㎞에 이르는 구간 중 중구 태화동 일대 1.4㎞구간을 제외하고는 사업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그러나 하천의 생태적인 가치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당시, 하천정비기본계획은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해 태화강 십리대숲을 없애고 전체 구간에 콘크리트로 호안을 만드는 내용으로 작성돼 현재 대부분 구간이 백색의 콘크리트로 뒤덮혀 있다.

 홍수를 예방하기만 하면 된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민들이 소중하게 가꿔온 십리대숲까지 없애버린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이러한 단순한 계획은 90년대 들어 시민들이 환경에 대한 의식을 깨우치면서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울산지역의 시민·환경단체는 대밭을 없애는데 반발하고 나섰고, 95년 논란끝에 마침내 계획은 수정됐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민 여론에 밀려 대밭을 존치키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01년 울산대 조홍제 교수가 태화강의 대밭 존치와 상류지역의 도시화와 관련, 지난 87년 수립된 기본계획을 모형실험을 통해 재검토한 결과 비가 많이 왔을 때 다운동과 무거동 일대에 홍수가 날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다시 기본계획을 재정비하는 작업에 착수해 오는 4월께 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다. 대밭을 존치하면서 상류지역의 도시화를 감안해 홍수가 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과연 어떻게 도출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여기다 태화강 대숲에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는 울산시는 공원예정부지 일대의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국가하천 관리의 주체인 국토관리청과의 협의내용이 주목되고 있다.

 태화강의 이같은 우여곡절은 하천의 환경과 치수기능을 서로 조화롭게 결합시키지 못한데서 발생한 대표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 수립하고 있는 기본계획 재정비도 환경적인 측면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을 경우 갈수록 높아지는 시민들의 환경적인 욕구에 의해 또다시 혼선을 초래할 것이다.

 이밖에도 태화강은 그동한 토지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하에 상당수의 지천이 복개되는 운명을 맞았다. 특히 중구지역은 하천이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땅밑으로 복개돼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복개구간을 지나면서 썩어가고 있다. 이렇게 썩은 물은 다시 태화강으로 유입돼 결과적으로 태화강 본류의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자연하천 복원이라는 대명제가 많은 시민들에게 인식돼 있긴 하지만, 실제생활에서 모기, 파리가 끓고 악취가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절대 부족한 주차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아직도 복개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많다.

 이같은 현상은 가정오수관 연결공사가 미흡한 상태에서 아직도 생활하수가 도심 하천으로 흘러들고 자연하천으로의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주차장 확보 등을 외면한 단편적인 도시계획도 하천복개 욕구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다.

 특히 가정오수관 차집문제는 복개욕구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파리와 모기는 하천으로 흘러드는 생활하수와 관련이 있고, 이 생활하수는 가정오수관 연결공사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중·남구지역의 가정오수관 연결공사 진척률은 약 70%.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가정오수관 연결공사가 완료된 지역에서도 생활하수가 그대로 흘러 나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로의 노후화와 파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05년 가정오수관 연결사업을 완료한 이후에도 관거 노후화와 지하수 유입 등으로 태화강 유입 오수의 50~60%는 차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더욱 큰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많은 돈을 들여서 시행하는 각종 공사가 이처럼 오히려 하천환경을 훼손하거나 중복투자를 촉발시키고 있는 것은 하천의 생태환경적인 기능을 장기적으로 내다보지 못하는 오류에서 비롯됐다.

 시민들은 나름대로 생활하수 줄이기 운동을 펼쳐야 하겠지만 생태하천을 위해 각종 공사를 시행하는 관청도 이제는 의식을 새롭게 갖고 신중하게 사업을 벌여야 한다는게 많은 시민들의 의견이다. 자칫 잘못된 태화강 살리기 사업이 오히려 시민들의 하천살리기 의지를 좌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가톨릭대학교 김좌관 교수는 지난해 토론회에서 “하천의 환경기능만을 고려해 하천을 관리한다면 홍수로 인한 피해를 입게되고 치수기능만 강조하면 오염되고 메마른 도시가 될 것”이라며 서로 대립되는 욕구의 조화로운 대안도출을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www.ksilb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5월 중 가덕도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착수예정! 대방건설 ‘부산명지 대방디엠시티’ 관심 집중
2
1000세대 규모 아파트 ‘함안 남명더라우’ 상반기 일반 분양 예정
3
문재인 대통령 “울산 부유식해상풍력 정부가 앞장”
4
경남 양산 상북 내석천 일원 편법 농막으로 몸살
5
울산은 가격급등 여파 외지인 거래 대폭 줄어
6
현대중공업, 바닷물서 수소 생산 그린수소 플랜트 개발한다
7
지상 출입금지 북구 아파트엔 오토바이 배달 거부
8
“옥동 군부대 민간개발 고려 안해, 은월마을 지구단위계획 변경 불가”
9
경기도 광주 ‘오포문형양우내안애’ 잔여세대 분양중, 즉시입주가능 대단지 아파트
10
울산 울주군 ‘한국형 이케아’ 수면위로 띄운다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