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미얀마 피지다곤 사업장
(상)미소의 나라 미얀마의 빛과 그늘

▲ 미얀마 주민들은 어렵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은 낯선 사람들이 신기한 듯 연신 웃으며 사진을 찍는 방문단과 관광객을 피하지 않는다.

하루 5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연명하고, 교육비가 부담이 돼 자녀들을 거리나 노동현장으로 내몰수 밖에 없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미얀마.

하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미얀마 국민들의 표정에는 그늘이 없었다. 하얀 이를 드러낸 아름다운 미소를 만면에 머금고 있었다.

지난달 20~25일 월드비전 울산시지부(지부장 한정우)는 그들이 후원하고 있는 미얀마 피지다곤 사업장을 울산지역 후원자 10여명과 함께 방문했다.

전쟁으로 인한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발전을 한 한국의 지원과 여러 구호단체의 지원으로 점점 그 변화가 감지되는 미얀마의 모습을 △(상) 미소의 나라 미얀마의 빛과 그늘 △(중) 희망의 빛 ‘아이들’ △(하)“쩨주배 월드비전, 쩨주배 코리아” 등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남한 땅의 3배 면적에 6천만명이 사는 나라
풍부한 천연자원에도 일자리 부족해 빈부격차 심각
주민 40%는 생활고로 거리에 내몰리는 UN지정 최빈국
오염된 식수와 열악한 생활환경 탓에 수인성 질병 시달려

지난 1월20일 오후 11시께 미얀마의 옛 수도이자 최대의 도시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 미얀마 만델레이 전체주민 40%는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을 사용하지 못해 이들 중 70%가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쓰레기와 더러워진 우물가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주민 모습.

불과 6시간 전만해도 강한 눈발과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익숙했다가 20도가 훌쩍 넘는 곳에 도착한 탓도 있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최신식으로 꾸며진 공항은 이날 미얀마를 찾은 월드비전 사업장 방문단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숙소로 가는 길에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야자나무가 길게 늘어서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최신 외제차와 2~3층 높이의 단독주택, 금발의 외국 관광객은 ‘과연 이곳이 최빈국이 맞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공항을 나서니 현지 시간으로도 꽤 늦은 시간임에도 택시와 관광객을 태우려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이런 모습은 이번 방문단의 목적지인 미얀마의 제2의 도시 만델레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빈부 격차가 심각한 나라

미얀마는 남한의 3배에 달하는 면적에 60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사는 나라로, 석유·천연가스·광물 등 여러 천연자원이 풍부한 ‘기회의 땅’이자, ‘황금의 땅’으로 불린다.

만델레이 지역 25%정도의 사람들은 사업가 또는 중산층으로 자신 소유의 기업체를 소유하고 있고, 2~3층 규모의 저택에서 사는 등 호화로운 삶을 영위한다. 

▲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델레이 주민 35%는 생활형편이 열악한 빈곤 노동자들로 트럭버스에 몸을 싣고, 고된 노동현장으로 출근한다.

이들은 인근 중국에서 건너온 대부호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일제 세단 등을 몰며, 만델레이 지역 한 가운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복잡한 정치상황과 군부정치 등으로 미얀마는 현재 UN 지정 최빈국으로 인간개발지수(HDI: 매년 각국의 교육수준과 국민소득, 평균수명을 조사해 인간개발 성취 정도를 평가하는 지수)는 172개국 중 149위를 기록(우리나라는 15위)하고 있다.

빈부격차가 몹시 심각하고 여전히 성장이 더딘 나라다. 특히나, 안정적인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주민들 대부분이 생활형편이 어려운 상황이다.

만델레이는 미얀마 최대의 상업 도시 중 한 곳이지만 35%의 주민들은 일용직 노동자로 근근히 버티고 있으며, 40%의 주민은 이마저도 하지 못한 채 거리에 내몰려 있는 실정이다.

생활이 어렵다 보니 여성들은 매일 아침 삶은 콩과 꽃을 팔러다니고, 남성들은 하루종일 막노동에 시달린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12~13세가 되면 학업을 중단시키고, 한 푼이라도 더 벌게 일자리로 내몬다. 아이들도 학업보다는 집의 경제수입을 올리기 위해 거리에 나선다. 이렇게 해서 하루종일 벌어들이는 수입은 우리나라 돈으로 3000~5000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미소는 정겹고, 따뜻했다. 낯선 사람들을 보면 환영한다는 미얀마 범어인 “밍글라바”를 건네며 자비로운 미소를 보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미얀마는 세계 최고의 불교 국가로 전 인구의 85%가 불교 신자다. 하지만 이들의 불교는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종교적인 의미가 큰 북방불교가 아닌, 불교의 제도와 사고들이 삶 전반에 녹아든 생활 그 자체로 받아들인 남방불교로 종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악취가 진동하는 마을

상업도시인 만델레이는 아침 출근 시간에는 수천대의 오토바이 행렬이 이어져 생동감이 넘친다. 얼핏 현대중공업으로 출근하는 근로자 행렬이 늘어서는 울산 동구지역과 닮아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출근길에서도 그들의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열악한지 알 수 있다.

좁은 오토바이 위에는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4명이 서로를 꼭 안은 채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시내버스로 불리는 대형 트럭에는 좌석이 부족해, 난간을 붙잡고 가는 위태로운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조금 더 다가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마을 곳곳에는 쓰레기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고, 심한 악취도 진동하는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그 위를 놀이터 삼아 놀고 있었다. 앙상하게 마른, 얼핏 봐도 더러운 들개들이 마을 곳곳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기도 하고 쓰레기를 뒤지며 어슬렁거리기도 했다.

주민들은 수도시설이 정비되지 않아 오염된 물로 빨래도 하고, 세수도 한다고 한다. 심지어 그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주민들이 상당했다. 전체주민 40%가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을 사용하지 못해 수인성 질병 발병률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