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는 바다 위나 사막에서 대기 밀도가 층층으로 달라지게 되면 빛이 굴절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물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사막에서 일어나는 이런 현상이 처음으로 보고된 것은 나폴레옹이 3만여 군사를 이끌고 이집트로 원정 갔을 때 일이다. 끝없는 사막에서 지칠대로 지친 군인들에게 멀리 나타난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달려 가지만 허상의 오아시스는 갈수록 멀어질 뿐이다. 신의 장난이라고 밖에 볼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 반복되었다. ▲이때 그들중에는 한사람의 물리학자가 있었으니 이같은 현상은 신의 장난이 아니라 열사위에 있는 뜨거운 공기층 때문에 지형물의 모양이 거꾸로 공중에 나타난 것이라고 보았다. 그 이후부터신기루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막의 명물로 알려지게 됐다. ▲중국에서는 신(蜃)이라는생물이 입김을 내뿜으면서 누각 같은 것을 만든다고 보았다. 신은 상상의 동물로 형태는 뱀을 닮았고 귀와 뿔이 있으며 뒷덜미에는 붉은 색의 털이 나 있다고 했다. 이 상상의 동물이 입김을 내뿜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마치 누각같이 보인다 해서 "신기가 누대(蜃氣樓臺)를 만든다" 라고 사기에 기록돼 있는 것이다. 신기루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같은 신기루는 꼭 사막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볼수 있다. 꿈같은 허상을 쫓아 시간을 허송하다 보면 어느덧 세월은 흘러 결국 인생은 마감시간에 "기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해외이민 열풍이 많은 국민들을 우울하게 한다. 이들은 희망 없는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제기하고 싶다고 한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1일 서울에서는 해외이주 이민박람회와 해외유학 어학박람회가 동시에 열렸는데 오전부터이민과 유학을 원하는 사람들의 긴 행렬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여기에 몰려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이 희망을 가질수 없는 나라라는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녀들의 참담한 교육현실 때문에 떠나고 싶다고 했다. 정말 우리나라가 이렇게 희망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는가. 행여 이들이 신기루에 현혹돼 판단을 잘못하고 있지나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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