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스트 아냐…기본소득 1단계, 증세 필요없다”

▲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19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언론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20일 “경선에서 내가 문 후보보다 훨씬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을 고려한 중도층 공략이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문재인, 안희정 이런 분들은 중도 입장을 고려하는데 나는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걸 싫어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그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당내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서 한미 간 합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시장은 “정치인이 노동자 얘기하면 안 되고, 기업 프렌들리 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증세 얘기도 안 되고, 재벌을 까도 안된다”며 “그러나 저는 재벌 비판과 해체를 주장한다. 대미 관계에서도 대등한 우방 관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정치하는 사람이 자기 뜻을 펴야 하는 거지, 국민 뜻을 좇아 권력을 잡으려고 정치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중도 확장에 도움이 안 되니 생각을 숨기고 어정쩡하게 국면을 넘어가는 것은 표를 훔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진보가 유능함을 증명하면, 내가 판교와 분당에서 지지율이 높아졌듯 깨끗한 진보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본선도 그렇지만 경선은 대세가 유지되기 어렵다. 열성적 지지자, 행동하는 지지자가 많은 쪽이 이긴다”며 “현장의 잔뿌리들은 우리가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 당선 시 내각이나 참모진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서는 “당의 후보가 되려는 것이지, ’이재명당‘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당과 함께 선거를 치르고, 당의 인적 역량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같이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범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최근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 문제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문화적으로 공감 가지 않는 행동을 많이 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차(茶)를 타달라고 하고, 서울역에서 노숙자를 내쫓았다는 것도 그렇다”며 “아마 (대권 도전을) 포기하실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입당설이 제기되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해서는 “정치적 자유인데, 파도가 이리치고 저리 쳐도 강물은 아래로 흐른다”고 했다.

이 시장은 ‘포퓰리스트 정책’이라는 비판이 이는 기본소득 도입 제안과 관련해 “예산절감을 통한 1차 기본소득은 증세와 아무 관계가 없다. 국토보유세 도입을 통한 2차와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또 군 복무 감축 제안에 대해서도 “군인과 전투병 비용을 절감하면 소방·경찰 등 10만 명 이상의 젊은 공공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시장 측은 이날 종이상자를 마련해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로부터 1만 원 정도씩 식사비를 거뒀다.

이 시장은 “다른 정치인들 간담회 할 때는 이게 괜찮았던 걸로 아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기도선관위, 성남선관위가 3중으로 (식사 제공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연락해와서 위축된다.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기부행위는 선거기간이 아니어도 상시제한 사항이다. 평상시에도 선거구민에 밥을 사거나 향응을 제공해선 안 된다”면서 “이런 내용을 다른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분들한테도 다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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