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 연구…국내 특허 출원 마쳐

▲ 셀룰로스 종이와 커피를 이용한 활성탄소 제조와 형상.

커피를 닦은 두루마리 휴지를 친환경 종이 배터리로 만들어 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7일 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 연구로 커피에 적신 휴지를 친환경 종이 배터리 ‘슈퍼 커패시터’로 만드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슈퍼 커패시터는 전기 에너지를 빠르게 저장하고 공급하는 대용량 배터리로, 전력을 모아 필요할 때 방출하고 전원이 끊겼을 때 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된다.

현재 스마트폰·블랙박스·전기 자동차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활용된다.

▲ 활성탄소를 이용한 플렉서블 슈퍼 커패시터.

이번 기술은 흘린 커피를 닦기 위해 휴지를 사용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공동 연구팀은 커피 속에 있는 알칼리 금속이온을 활성화 촉매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활성탄소를 생성하고, 커피에 적신 휴지를 가열해 친환경 종이 배터리를 만들어냈다.

그동안 슈퍼 커패시터를 만들려면 활성화 물질로 수산화칼륨(KOH)이나 염화아연(ZnCl2)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사용해야 해 작업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었다.

부식이 심해 설비시설의 수명을 단축하는 등 높은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인체 유해성을 해결하고 제조 공정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 활성탄소를 이용한 플렉서블 슈퍼 커패시터.

새로 개발된 슈퍼 커패시터는 목재나 식물 세포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섬유소인 셀룰로스 종이만을 탄화시켰을 때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유연성이 뛰어나다.

실험 결과 커피 처리 없이 종이만 태웠을 때보다 2배나 높은 정전용량을 보였으며, 1만 회의 충·방전 후에도 전지용량이 일정하게 유지 되는 등 배터리 수명이 더 길어지고 안정성이 뛰어났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거나 버려지는 휴지도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선영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 연구관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식물 바이오매스의 35∼40%가 셀룰로스로 구성돼 있고, 전극 소재인 셀룰로스 종이를 얻는 데 목재를 이용하면 배터리 제작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를 한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커피 종이를 이용한 활성탄소 제조기술은 기존 유해 화학물질을 친환경 물질로 대체하고 제조 공정을 단순화해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종이 슈퍼 커패시터의 구현은 기존 전지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미국 화학회가 발간하는 과학 논문 인용색인(SCI) 국제저널인 ‘ACS’(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합뉴스

▲ 원천기술 온라인 게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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