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10초07로 결승선 통과
도쿄올림픽 준결승 목표로 훈련

▲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27일 강원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서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한국인 최초로 100m를 10초0대에 뛴 선수가 됐다.

도저히 넘지 못할 벽으로 느꼈던 10초1대 벽을, 김국영이 바람처럼 뛰어넘었다. 김국영은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신기록 달성과 동시에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기준 기록(10초12)도 통과했다.

비결은 레이스 막판에도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남자 100m는 10초 내외에서 승부를 가르는 종목이다. 출발부터 피니시 동작까지 잠시만 흐트러져도 기록이 확 떨어진다.

김국영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100m 8조 예선에서 출발 반응 속도 0.135초로 8명 중 3위로 첫발을 뗐다.

30m 지점까지만 해도 2, 3위를 다퉜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뒤로 처졌고, 당시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 10초16보다 0.21초나 느린 10초37로 레이스를 마쳤다. 자신의 기록만 세웠더라도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남자 100m 준결승에 나설 수 있었다.

김국영은 리우올림픽에서 얻은 아픈 교훈을 가슴에 새겼다.

 

당시 김국영은 “내 장점인 스타트와 초반 스피드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건 확인했다”며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당연히 더 좋은 기록을 향해 달릴 것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꼭 준결승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한국인 최초 9초대 진입과 도쿄올림픽 준결승 진출이라는 엄청난 목표를 가슴에 품고 약점을 지우는 노력을 했다.

“9초대에 진입하겠다”는 김국영의 목표가 이제 ‘호언’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육상 단거리 불모지’ 한국도 이제 ‘100m 9초대 스프린터’를 꿈꾼다.

경기 뒤 그는 “사실 오늘의 목표도 9초대 진입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늘 ‘9초대 진입’을 목표로 삼았고, 자주 이 목표를 공표했다. 하지만 실제로 9초대 진입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국영이 최초로 10초0대에 진입하자 이제 한국 육상도 ‘9초대 기록’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됐다.

이날도 6번 레인에서 결승전을 치른 김국영은 바로 옆 7번 레인에서 부정 출발이 나와 다소 불안한 상태에서 재출발했다.

평소보다 출발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0m부터 속도를 높이고, 결승점까지 속도를 유지하며 10초07의 기록을 세웠다.

400m 훈련에 집중하며 근지구력을 키우는 등 속도 유지에 전념한 덕이다.

김국영은 “2년전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일본인 코치께서 ‘30m까지는 9초대 기록을 내는 선수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그 이후 속도는 10초5 정도로 처진다’고 지적하시며 ‘속도 유지’를 강조하셨다. 이후 속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며 “처음에는 기록이 오르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확실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약점을 지웠다. 약점을 지우느라 다소 소홀했던 ‘스타트’의 장점을 되살리면 9초대 진입도 가능할 수 있다.

남자 100m 아시아 기록은 카타르가 나이지리아에서 ‘영입’한 페미 오구노데가 보유한 9초91이다.

순수 아시아인 중에서는 쑤빙톈(중국)이 세운 9초99가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일본은 1988년 이토 고지가 세운 10초00을 아직 깨지 못했지만, 10초0대 기록을 세운 선수가 늘고 있다.

국내 무대에서 김국영의 적수는 없다. 김국영은 이미 ‘아시아 정상급’ 선수를 의식하고 있다.

김국영은 “중국에는 9초99를 뛴 선수가 나왔고, 일본에서는 10초0대를 기록한 선수가 많다. 아시아에서 그들과 함께 뛰고 경쟁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목표대로 9초대에 진입하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 스프린터로 올라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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