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당뇨병

▲ 김영일 울산대학교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65세 이상 5명 중 1명 당뇨환자
고혈압·관상동맥질환 위험 높고
노인증후군 발생률도 2~3배 증가
환자 자기관리로 혈당조절 중요
힘들고 상처나기 쉬운 운동 금지
조미료 제한해 입맛 없애지 말고
좋아하는 음식 규칙적 섭취해야

당뇨병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고 볼 수 있는 질병이다. 특히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노인층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당뇨병에 대해서 김영일 울산대학교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보았다.

­노인 당뇨병이란?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5명 중에서 최소한 1명은 당뇨병이 있는 노인당뇨병환자이고, 이들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이 더 많이 발생한다. 또 진단 당시부터 당뇨병 관련 합병증도 많아 약물 복용이 많고, 인지장애나 요실금 등으로 대표되는 노인증후군도 2~3배 더 증가하게 된다. 같은 노인당뇨병 환자라도 개인마다 특성이 다양해 80세 이상의 초고령이거나 동반 질환, 일상 생활 능력, 경제력 등의 차이가 크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특징이다. 따라서 각자 개인에게 맞는 혈당조절 목표를 선택해 인지 장애나 동반질환이 많으면 목표혈당을 좀 더 높게 설정한다. 그렇더라도 혈당이 너무 높으면 탈수나 감염, 혼수상태 등의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노인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너무 내려가는 저혈당이나 반대로 너무 올라가는 고혈당 및 이로 인한 응급상황이 증상 없이도 쉽게 올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요양시설 종사자는 이에 대한 예방 및 응급조치를 숙지하는 것이 좋다.

­노인증후군은 어떤 증상을 보이며, 노인당뇨병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건강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노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로 면역력과 성기능, 간의 해독능력 등이 떨어지고 혈관질환은 증가하기 때문에 병에 잘 걸린다. 또한 근육은 줄어들고 배가 나오면서 운동 능력도 떨어진다. 신경퇴화로 인지장애나 기억력 감소 등도 나타나 노인을 이른바 ‘무기력하고 노쇠한 사람’으로 만든다. 이에 따라 이차적으로 식욕감소와 영양결핍, 낙상 증가, 수면장애, 인지장애, 섬망, 요실금, 일상활동 장애 등의 노인증후군을 유발하게 된다. 여기서 당뇨병은 노화를 가속화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노인당뇨병 진단부터 노인증후군에 대한 평가도 같이 해야 한다. 이후 노인증후군이 동반된 환자는 당뇨병 치료뿐만 아니라 노인증후군도 같이 치료 해야만 노인당뇨병 환자가 이른바 ‘노쇠한’ 당뇨병 환자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과 노인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 환자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당뇨병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므로 관리 측면에서 환자 자신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이 요구되는 질환이다. 이것을 이른바 ‘자기관리’라고 하는데 단순히 의료진의 약 처방을 잘 따르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 스스로 생활 속에서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운동, 식사, 스트레스 등의 관리를 통해 치료목표를 달성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즉 의료진이 도맡아서 치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자기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젊어서는 직장이나 육아 등으로 자신을 위한 시간이나 돈을 투자하기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노년에는 본인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여야 한다. 물론 노화로 인한 기능적 변화와 노년기에 당면하는 여러 가지 심리적, 사회적 문제로 자기관리를 방해하는 상황이 많겠지만, 차분하게 하나하나 개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적절한 운동법을 조언한다면?

“노인당뇨병의 혈당조절 목표가 개인마다 다르듯 환자도 노화에 따른 변화와 동시에 당뇨병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사람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생리적 나이도 천차만별이다. 즉 나이가 들면서 관절염, 심장이나 폐 질환, 고혈압, 골다공증, 콩팥병 등의 일반질환과 당뇨병 때문에 발생하는 심혈관, 신경, 신장, 눈 등의 여러 장기마다 합병증이 동시에 올 수 있어 개인별로 철저한 분석과 그에 맞는 운동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피해야 할 것은 흡연, 처음부터 심한 강도의 운동,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에 하는 운동, 급격한 자세 변화가 필요하거나 과격하게 뛰는 운동, 등산처럼 상처 받기 쉬운 운동 등이다. 반대로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은 △운동 시작 전 본인이 수용가능한 운동 능력 검사 △매일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 △탈수를 막기 위해 수시로 물 섭취 △저혈당을 대비한 사탕 휴대 △안전을 위해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그룹 운동 등을 권장한다.

­식이요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노인은 모든 생리기능이 저하되므로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의 감소, 위장 기능저하로 인한 소화-흡수 기능의 감퇴, 음식 조리 및 섭취장애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노화는 후각, 미각, 타액분비능력 등을 감소시키고, 치아상태나 오래된 식습관 등이 음식 선호도에 영향을 주기때문에 개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즉 일부 식품이나 조미료를 제한하면 음식 맛도 떨어질뿐만 아니라 식사에 대한 욕구나 흥미가 떨어지므로 환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별다른 이유없이 입맛이 떨어진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복용중인 약의 부작용, 육체활동 감소, 사회적 격리, 우울증, 음식에 대한 흥미 결핍, 음식의 단조로움, 흡연, 불결한 틀니 등 다양하다. 이 때문에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죽, 빵, 과자, 음료수, 과일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에는 혈당 관리가 어렵게 된다. 이런 분들은 약에 대한 상담, 육체 및 사회 활동 증가, 우울증 검사, 여럿이 같이 먹는 식사, 음식의 다양화, 조미료 변경, 음식 일기 작성, 금연, 치과진료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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