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발열성질환

▲ 서영주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쯔쯔가무시병 등 가을철 발생
감기증상과 비슷…사망까지도
예방주사 없어 개인위생 중요

매년 가을이면 추석 명절과 함께 찾아오는 대표적인 감염성 질환으로 렙토스피라증, 신 증후군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등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 질환들은 가을철에서 초겨울 무렵까지 곳곳에서 사람들을 괴롭힐 것이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에는 감염 질환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가을철 논과 풀밭은 위험요소 많아

렙토스피라증은 야생 동물 중에서 감염된 설치류와 개, 소, 돼지 등의 일부 가축들의 소변에 직접 또는 오염된 환경에 간접적으로 노출돼 발생한다. 렙토스피라균은 직접적으로 피부의 조그만 상처를 통해 또는 오염된 비말 형태로 입, 코, 눈 등의 점막을 통해 인체에 침투하게 된다. 또한 장시간 물속에 잠겨서 부풀어오른 피부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그러므로 오염된 논밭 물에 장시간 발을 담그고 작업하는 농부들은 감염의 위험성이 보다 높다. 감염된 쥐의 오줌으로 오염돼 있는 습한 토양이나 물과 관련된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광부, 오수 처리자, 낚시꾼, 군인 등도 감염의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감염되며 성인 남자는 직업, 활동 등 노출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높다. 서영주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환자 발생은 8월초부터 시작되며 9~10월에 최고에 달하고, 11월에 감소한다. 대부분 추수기의 작업 활동에 노출된 농부들에게 발생한다”며 “그러나 명절에는 어린이들이 시골을 방문하여 논에 들어가거나, 풀밭에 들어가는 등 위험요소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늦가을 10~11월 감염성 질환 주의보

신 증후군 출혈열은 예전에는 유행성 출혈열로 불렸으며, 한탄 바이러스와 서울 바이러스 등이 원인이다. 이 바이러스는 쥐와 같은 야생 설치류와 식충 동물에 기생하며 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계절적으로 쥐의 번식기와 농번기 등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가을과 봄에 절정에 이르고, 특히 늦가을(10~11월)과 늦봄(5~6월) 건조기에 많이 발생한다. 잠복기는 1~3주로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 이뇨기, 회복기 등 5단계의 특징적인 양상을 보인다.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에 의해 사람에 전파된다. 털진드기는 쥐, 들쥐 및 들판의 생쥐와 같은 숲이나 시골의 설치류에 기생한다. 이런 털진드기가 많이 사는 숲이나 관목 지역을 사람이 지나가게 되면 유충이 우발적으로 사람의 피부에 부착하게 되며 조직액을 흡입할 때 균체가 주입돼 발병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1998년 이후 발병이 급증해 매년 수 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연중 발생이 가능하나 90% 이상이 늦가을인 10월과 11월에 주로 발생한다. 주로 밭농사를 하는 농부나 야외 활동이 잦은 업종에서 발생한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벼운 감기 증상에서부터 시작하며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구분하기 어려우며,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생기는 5~20㎜의 가피가 특징적이다.

서 전문의는 “세 질환 모두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할 수 있으므로 가을철에 3~5일 이상의 열이 지속되는 경우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또한 신증후군 출혈열 이외에는 효과적인 예방주사가 없으므로 개인위생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을철 감염질환 예방 위생지침
다음은 가을철 유행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개인위생 지침이다.
1. 유행 지역의 산이나 풀밭 혹은 관목 숲에 가는 것을 피할 것.
2. 늦가을 10~11월 건조기에는 절대 잔디 위에 눕거나 잠을 자지 말 것.
3.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을 피할 것.
4. 잔디 위에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 것.
5. 야외 활동 후 귀가 할 때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할 것.
6. 피부 노출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야외 활동 전 긴 소매의 옷과 바지를 착용하고 바지 끝, 소매 끝, 허리 띠 부위에 곤충 기피제를 뿌릴 것.
7. 전염위험이 높은 군인, 농부 등은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을 것.
8. 신증후군 출혈열이 의심되는 환자는 조기에 치료를 받을 것.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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