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0시 공론조사 결과 발표

▲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재개 여부가 오늘 판가름난다. 작업이 중단된 5호기 현장 위로 타워크레인이 멈춰서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울산 찬반양측 초조한 기다림
결과발표 뒤 대응책 결정방침
재개측 “지역고통 헤아려야”
중단측 “탈원전 공감대 커져”

신고리 5·6호기 운명의 날이 밝았다. 공론화위원회는 신고리5·6호기의 운명을 가를 공론조사 결과가 20일 오전 10시에 공식 발표한다. 결과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지역 찬반단체들은 기대반, 우려반의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양측은 시민참여단의 선택에 대한 서로의 분석을 바탕으로 각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만약의 경우에 대한 우려 탓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 것 같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건설재개측 “지역 고통 외면않길”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날 별도의 집회없이 서생면발전협의회 사무실에 모여 공론화위의 결과 발표에 따른 앞으로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이상대 범군민대책위원장은 “공론화 이후 3개월간 마음고생 몸고생에 시달려 사람 사는 꼴이 아니었다. 지역주민들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쉽지만 기대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면서 “건설중단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생사를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시민참여단의 찬반 차이가 미세해 정부가 24일 최종결정을 할 경우 23일께 상경집회를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농성 중인 한수원노조 새울본부는 건설재개 기대감을 보였다. 문지훈 위원장은 “공론화 과정에서 신고리 5·6호기 문제만 다루겠다던 당초 발표와 달리 탈원전이 연계돼 불만이 많다”면서 “만약 건설재개로 결정이 나더라도 이미 건설이 일시중단되면서 발생한 피해가 근로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상인들 역시 재개 결정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숙박업과 식당업을 하고 있는 조금숙(65)씨는 “일시중단 기간 동안 손해가 막심했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인근 도로공사 현장의 물량을 수주하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생사가 달린 일이라 오늘 밤은 잠도 못 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근로자들도 건설재개 발표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한 협력업체 근로자는 “그동안 임금 손실이 막대했다. 추석연휴 때 집안 식구들 보기가 민망해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와 공사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건설이 중단될 경우 일자리가 막막해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가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건설중단측 “탈원전 공감대 확산”

건설중단 측인 신고리5·6호기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울산시청 앞 농성장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 지역 노동계와 함께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를 염원하는 108배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16일부터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주장하며 농성과 108배를 병행하고 있고, 지난 17일부턴 매일 오후 7시 농성장에서 탈원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풀뿌리주민연대 홍인수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원전을 짓지 않으면)전기가 부족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하지만 선전물을 건네며 설명해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며 “이렇게 시민들 사이에서 폭넓은 대화의 장이 마련돼야 하는데 이번 공론화 기간은 너무 짧았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평화캠프 김화정 대표는 “모든 국민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는데, 울산에선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외치며 몇 달째 싸우고 있다”며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 진행된 국가 정책이 많은 사람을 고통받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문화공간 품&페다고지 최수미 대표는 “울산은 고리와 월성 핵발전소에 둘러싸여 있고,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도 않다”고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울산여성회 최성희 회원은 “그동안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해 정말 열심히 활동했고, 우리가 애쓴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고리5·6호기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는 20일 공론회위원회의 발표를 지켜본 뒤 향후 계획을 정할 방침이다.

이춘봉기자·이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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