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지키는 김장법

▲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무릎 굽혀 김장재료 들어올리고
관절 보호위해 보호대 착용필수
김장피로 지속되면 치료 받아야

추운 날씨와 함께 본격적인 김장철이 돌아왔다. 해마다 김장철이 지나면 척추관절 환자가 증가한다. 그 이유는 김장을 담그는 사람들이 대부분 40대 이상 주부이고, 김장은 며칠간 계속되는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작업이기 때문이다. 많은 양의 김장 재료를 씻고, 절이고, 버무리는 작업을 하다 보면 허리, 무릎, 어깨, 손목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김장 시 척추관절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보았다.

◇김장재료 식탁 위에 올려두고 손질해야

김장 후유증으로 가장 고통을 많이 호소하는 부위는 허리다. 김장은 한 자리에 한 시간 이상 오래 앉아있거나 무거운 김장재료를 들고 옮기는 일이 많다 보니 허리에 부담이 크다. 사람이 바닥에 앉은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무게가 허리에 전달된다. 그런데 김장을 주로 담그는 40~50대 중년여성의 경우 허리디스크가 퇴행성 변화로 인해 이미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바닥에 오래 앉아 있을 경우 허리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김장재료를 식탁 위에 올려두고 허리를 곧게 편 자세로 작업하는 것이 도움된다.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부득이 바닥에 앉아야 해야 하는 경우에는 등받이가 있는 좌식의자를 사용하거나 벽에 등을 기대 허리를 펴고 양반자세로 앉아 양념을 버무리는 것이 좋다”며 “또 양쪽 다리의 위치를 10분 간격으로 바꿔주고, 자주 일어나서 허리를 뒤로 젖히고 목을 돌리는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도 피로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목 통증 생기면 따뜻한 물에 담궈야

김장을 하다 보면 배추, 무, 갖은 양념 등을 옮길 일이 많다. 보통 김장철 배추 한 포기의 무게는 약 4㎏이며 한 망에 3포기씩 넣어 판매하고 있으니, 한 망의 무게는 12㎏ 정도다. 그런데 10㎏ 이상 무거운 배추망을 혼자 들다가는 허리를 다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소금물에 절인 배추는 포기당 2㎏ 가까이 나가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들어 올리다간 디스크까지 터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바닥에 놓여진 무거운 김장재료를 들어 올릴 때 선 자세에서 허리만 숙여 들어올리기 보다는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은 자세에서 두 손으로 물건을 꽉 움켜잡고 최대한 자신의 몸 가까이 밀착시킨 다음 다리에 힘을 주고 천천히 일어서는 것이 허리통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가급적 무거운 물건들은 두 명이 함께 들고 옮기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 혼자 옮겨야 한다면 조금씩 나누어 여러 번에 걸쳐 옮기는 방법이 최선이다.

김장을 하는 동안 반복적인 칼질과 재료 손질을 하다 보면 손목을 과다하게 사용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저분한 주변을 닦아내기 위해 행주나 손걸레를 자주 짜면서 손가락과 손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믹서기나 채칼을 사용하고 일회용 키친타올이나 물티슈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김 전문의는 “김장을 담그다가 손목이나 손가락에 통증이 생기면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것도 통증호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며 “평소 손목이 좋지 않은 사람은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 손목관절을 고정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른 새벽보다 아침식사 후 김장 시작

추운 날씨에 새벽 일찍부터 바깥부엌을 왔다갔다 할 경우 손가락이나 무릎관절은 더욱 시리고 통증이 심해진다. 인체가 추위를 느끼면 피부표면의 모세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근육이 별로 없는 손가락이나 무릎관절은 혈액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더욱 시리고 아프기 마련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새벽 일찍부터 김장을 시작하기보다 아침식사 후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 체온을 데운 다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실외에서 김치를 담그는 경우라면 모자와 목도리를 착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김 전문의는 “김장을 마친 후 온 몸이 뻐근하고 묵직한 이유는 일시적 근육 피로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피로와 통증을 빨리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따뜻한 찜질과 휴식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피로나 통증이 1주일 이상 계속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반드시 척추관절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하게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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