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엑스포 도우미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의 베트남 취업 기회 타진
한국기업 많은 신흥국은 기회의 땅

▲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전 언론인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에서 사전 행사까지 한달간 펼쳐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소득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지방이 중앙을 거치지 않고 세계로 바로 나가서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경제관계 일변도로 발전해온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성숙단계로 격상시킨 것이 돋보이는 성과이다. 문화분권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될 수 있을 터이고 경제적 이해관계에 머물러 있던 양국의 관계를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문화를 함께 만들고 교감하는 격상시킨 것은 국제교류의 가장 높은 가치를 구현한 것이다. 문화교류도 K팝으로 대표되는 현대한국문화 콘텐츠중심에서 벗어나 신라 천년의 고대문화와 조선 500년의 유교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는 것은 해외문화전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자부할만 하다. 특히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에 맞춰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한국이 진정한 친구의 나라이며 속깊은 민족이라는 것을 베트남 사람들이 알게된 것도 큰 성과라 할만하다.

이같은 여러 가지 성취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베트남과의 문화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해외청년일자리를 마련하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는 사실이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경주의 정보고등학교와 함께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10명의 학생을 시범적으로 취업시키는 한편 한달간 행사기간중에 이들 학생들이 베트남 관람객들을 상대로 안내 도우미 등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생들은 베트남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앞서 베트남 말을 특별수업을 통해서 기초를 익히고 취업에 임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현지인력의 수준에 만족을 못하고 있었던 터였고, 우리 학생들은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 서로를 맺어지게 된 요인이 되었다. 우리 학생들은 베트남의 한국기업들이 기대하는 눈높이에 맞는 훈련을 국내에서 받고 취업하는 만큼 현지인력보다는 높은 임금을 받는 조건으로 취업하였다. 학생들은 신입이지만 대리로 취업을 했고 임금은 한국에서보다는 낮지만 베트남 현지인 보다는 높게 책정됨으로써 기업도 학생도 만족하는 접점을 찾을 수 있었다.

베트남에만 한국기업이 4000개가 넘게 진출해 있다. 베트남뿐만 아니고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밀려난 중국진출 한국기업들도 국내로 되돌아오기 보다는 베트남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동남아와 남아시아 심지어 아프리카 등지로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등 첨단 고부가가치 일거리만 남고 평범한 일자리는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로인해 정부가 공무원 일자리를 늘려 청년취업 긴급대책을 세우고 있을 정도로 청년취업은 국가적인 고민거리가 된지 오래 되었다.

그동안 기업들이 해외로 썰물처럼 나가는데 비해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는 노력은 정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게을리 해온 것이 사실이다. 기업이 밖으로 나가면 사람도 같이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내 임금이 워낙 높기 때문에 청년들이 웬만한 해외일자리에 만족못한 나머지 외면해 왔다. 이 요인 외에도 일자리를 찾아서 해외로 진출하려는 진취적인 정신이 신세대 젊은이들에게 부족한 것도 해외취업이 부진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베트남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통해서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에서 우리 청년들이 취업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든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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