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다사다난’ 했던 올 한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적 결실 맺고
한국공동체 건재로 우리사회 희망 얻어

▲ 김동휘 월드비전 울산지역본부장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즘이면 늘 떠오르는 단어가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다.

2017년 올 한해 대한민국공동체라는 숲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국내정치적으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탄핵, 이에 따른 대통령선거, 지난 정권에서의 불법적 사태에 대한 수사 등이 있고, 사회적으론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청년실업, 저출산, 인구고령화, 경제적으론 가계부채, 저성장기조 등이 있다.

대외적으론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대한민국의 실리와 명분을 지키기 위한 과제들이 북한의 핵무기개발과 실험으로 인해 더욱 복잡하게 얽혀 그야말로 대한민국공동체의 안위를 염려해야 할 형편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우리들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행동으로 대한민국공동체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지난 9월 대서양협의회로부터 문 대통령이 받은 세계시민상, 그리고 인권 증진에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FES)의 ‘2017년 인권상’ 올해 수상자로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한국의 ‘촛불시민’ 선정이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문걸(Sven Schwersensky)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 소장이 밝힌 촛불시민 2017년 인권상수상자로 결정 이유가 압권이다.

이번 인권상 선정이 역동적인 민주주의 실현과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보장된 인권을 전적으로 향유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인 행사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가 생동하는 민주주의에 필수적 구성요소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이 중요한 사실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각인시켜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재단에서는 프리드리히 에버트 인권상이 제정된 이래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이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라는데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또 우리가 믿는 지식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상처입고 있을 때 가슴으로 아파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의 회복을 위한 평화적 행동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목도한 한해가 되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희망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갈길이 멀지만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에서 발로의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을 한 우리 모두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하고 응원하는 연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 신영복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일생 동안의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과 마음 좋은 사람의 차이, 머리 아픈 사람과 마음 아픈 사람의 거리가 그만큼 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남아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 그것입니다. 발은 여럿이 함께 만드는 삶의 현장입니다. 수많은 나무들이 공존하는 숲입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에서 다시 발까지의 여행이 우리의 삶입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마음 좋은 사람만 못하고, 마음 좋은 사람이 발 좋은 사람만 못합니다.”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한 공동체로서의 대한민국을 더없이 기대해 본다.

김동휘 월드비전 울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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