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학춤보존회의 울산학춤 공연. 손영배 작가 제공

울산학춤보존회 19일 20주년 행사
김진홍 등 타지역 무용인들도 참여
1997년 김성수 연구서 통해 알려져
신라 ‘계변천신 설화’서 기원 분석
사찰학춤으로 시작해 민간 전승

울산의 춤 ‘울산학춤’이 세상에 알려진 지 20주년을 맞았다. 출범 20주년을 맞은 울산학춤보존회(회장 김영미)가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19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친다. 주제는 ‘울산학춤 향연으로의 초대’다. 울산시민은 물론 울산 밖 각 지역의 무용인이 함께하며 울산학춤의 지난 20년을 되돌아보고 축하하며 격려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울산학춤은 날기, 땅에 내려앉기, 주위 살피기, 먹이 찾기, 햇볕 쬐기 등 학의 행동을 춤사위로 바꾼 울산의 전통무다. 여타 민속 학춤보다 생태적인 춤사위, 갓에 붉은 천으로 학의 단정(붉은 머리)을 표시한 복식 등이 울산학춤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울산시민이라면 지역의 민속춤인 울산학춤을 한 번쯤 들어봤을 테지만 그 유래나 발굴·전승 과정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울산학춤은 한국학춤 연구가인 김성수(백성 스님) 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이 1997년 ‘총정리 울산학춤 연구’라는 책을 펴내면서 처음 그 이름이 알려졌다. 올해로 창시된 지 20년째 된 것으로, 그 이름이 쓰인 역사는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 책에서 김씨는 그러나 울산학춤의 기원이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기술했다.

▲ 김진홍

학이나 학춤과 관련한 언급이 많은 불교 경전이 이미 전파돼 있던 신라시대에 ‘계변성(戒邊城·지금의 울산)에 두 마리의 학이 내려와 울고 가자 이곳을 신학성(神鶴城)으로 고쳐 불렀다’는 계변천신(戒邊天神) 설화가 탄생했으며, 이러한 불교와 설화의 접목을 통해 한국 학춤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당시 울산의 태화사와 백양사 스님들이 학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춤을 춘 데서 ‘울산학춤’이 시작됐고, 이 춤은 주변 사찰이나 민간으로 전승돼 오늘날의 또다른 학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학춤은 고려, 조선시대에 궁중무로까지 발전했으나, 전승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없다. 1900년대 초 일제의 ‘사찰령’으로 불교의식이 중단되면서 그나마 사찰에서 추던 학춤도 볼 수 없게 됐다. 최근 들어 양산 통도사를 중심으로 사찰학춤 복원의 노력이 시작됐다.

이연옥 오영수문학관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축하무대는 울산학춤의 지난 20년을 기록한 샌드아트 영상물로 시작된다. 울산지역 국악연주단 민들레의 축하공연에 이어 (사)한국십이체장고춤보존회(회장 한혜경)는 12체 장고춤, 젊은 춤꾼으로 구성된 AB프로젝트의 한국창작무용 등을 선보인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예인 김진홍(부산시무형문화재 제14호 동래한량춤 보유·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97호 살풀이 이수자)의 지전춤도 이날 무대에 올려진다. 춤 보존의 험로를 견뎌온 울산학춤의 미래를 선배 예인이 격려하는 무대다.

마지막 무대는 김성수 명예회장을 비롯해 김영미 회장, 박윤경 사무국장, 강정순·김소양·박현주·이정화 계승자까지 총 7명의 보존회원들이 함께 올라 울산학춤을 선보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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