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연구소 발굴 현장공개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층에서
공룡발자국 화석 30점 확인
4마리 보행렬 형태 눈길끌어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는 24일 반구대암각화 주변 시발굴조사 현장공개 및 브리핑을 가지고 그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발굴조사는 지난 3월8일부터 반구대 암각화 동쪽에 있는 하천구역과 맞은편 구릉지역을 중심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분야와 자연분야 전문가들이 공동 수행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된 하상 퇴적층은 2013년도에 진행된 반구대 암각화 주변 발굴조사(1차) 결과와 동일하게 사연댐 축조 이전과 이후의 퇴적층으로 구분돼 있었다. 하천의 침식과 퇴적작용이 활발해 2013년에 확인된 신석기 시대 추정층은 더 관찰되지 않았으나, 기반암인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층에서 30개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확인됐다.
발자국들은 반구대 암각화 북동쪽으로 3~4m 두께의 하상 퇴적층을 제거하면서 노출된 암반에서 발견됐다. 발자국의 형태와 크기, 보폭 등으로 보아 초식공룡인 조각류 발자국 14개와 육식공룡인 수각류의 발자국 16개로 구분된다.
육식공룡 발자국은 두 층에서 4마리의 소형육식공룡이 남긴 보행렬의 형태로 나타났다. 육식공룡의 발자국은 닭 발바닥과 비슷한 모양으로 크기는 길이 9~11㎝, 폭 10~12㎝다. 발바닥의 크기로 보아 육식공룡의 크기는 1m 내외로 추정되며, 발자국에서는 뾰족한 발톱과 함께 뒤쪽에 위치한 새끼발가락까지 선명하게 확인된다.
이는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서 발견된 육식공룡 발자국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으며 보행렬이 인지되는 첫 사례다. 또한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대곡천 일원에서 가장 많은 16점의 육식공룡 발자국을 발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기존의 발굴조사에서는 대부분 초식공룡 위주의 발자국 화석만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조사 구역과 인접한 구릉 지역에 대한 조사를 계획중이다. 현재 진행된 조사발굴 면적은 전체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향후 더욱 많은 공룡발자국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 일원의 지층 하나하나는 그 당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책장과 같다. 이번 조사에서 반구대암각화의 성격을 밝히고 하천과 구릉지역의 형성 과정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며 “반구대암각화의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