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도시 울산, 첨단도시로 바꿀것”

▲ 정무영 유니스트 총장은 울산과학기술원 전환 3주년을 맞아 “UNIST가 시민들의 자부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2040년까지 재정 자립화 계획
해수배터리·바이오메디컬 등
총14개 수출형 원천기술 개발
울산시 추진 부유식 해상풍력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 기반
해수전지로 에너지 저장 가능

오는 9월이면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울산과학기술대학교(2009년 3월 개교)에서 기술원으로 전환된지 3주년을 맞는다. UNIST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의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UNIST는 지난 6월 발표된 ‘THE 세계 신흥대학평가’에서 2000년대 이후 개교대학 부문에서 세계 6위, 아시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무영 총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들었다.

-울산과학기술원 전환 3년이 됐다. 소회는?

“시간이 빨리 흘렀음을 느낀다.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과기원으로 출범하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고, 이런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노력해왔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가 가진 잠재력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내년이 개교 10주년인데 준비중인 계획이 있다면.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에서 울산시에서 울주군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국민세금을 쓰는 거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울산도 경제가 어렵다. 당장 어렵다고 해서 어떻게 바꿀 수는 없지만 교육연구기관으로 긴 호흡을 갖고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비롯해 울산에도 당연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지금까지 걸어온 것처럼 나아갈 생각이다.”

-국립대학이지만 독자적인 재정자립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총장이 되면서 2040년까지 재정자립화 계획을 세웠다. 연간 2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정부는 물론 울산시와 울주군에서 지원받고 있는 예산은 모두 국민세금이다. 국립대라고해서 언제까지나 국민세금을 받아 학교를 운영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2040년을 목표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연간 2500억원의 예산을 만들려면 12조원이 필요하다. 기준금리 2%를 가정할 때 12조원이 있어야 2500억원이 나온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수익사업은 얼마든지 해볼만 하다,”

-수출형 연구브랜드의 성과가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학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냐고 하는데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전 세계에서 우리만 갖고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해보자고 했다. 잠재력이 있는 원천기술, 그 원천기술을 기반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내시장이 좁아 수출하지 않으면 죽는 나라다. 그래서 연구브랜드 앞에 수출형이라고 이름을 붙인 거다. 10개쯤 하자고 했는데 14개가 됐다. 이 사업은 20여년 이상을 달려가는 마라톤 게임이다. 첫번째는 해수배터리, 두번째는 유니브레인, 세번째는 바이오메디컬이다. 모두 인류의 삶에 공헌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해수전지는 최근 해상등부표에 자체기술을 적용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바닷물 속 나트퓸이온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해수전지는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저장과정에 해수담수화 기능이 있어 물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유니브레인은 초절전 AI칩으로 불리는데 2진법 기반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할 혁신기술이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기술로 전력은 더 적게 쓰면서 연산은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삼성도 미래재단 지정과제로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차세대 내시경 기술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이 성과가 지역에 어떤 도움이 되나.

“UNIST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독일 프라운호퍼 화학연구소 분원을 유치했다. 연구소에서 탄소섬유 기반의 경량복합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연말쯤 탄소섬유를 만들어낸다. 울산의 자동차산업 혁신을 위한 차량경량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 탄소섬유가 중요하다. 최근 송철호 시장이 부유식 해상풍력을 울산의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 기반 신소재가 풍력발전기 날개에 사용되면 풍력발전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해수전지는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울주군의 에너지융합 일반산업단지는 해수전지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무대다.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해수전지를 양산할 공장이 필요하고 더 많은 인력도 필요하다. 혁신적 기술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지역사회에 하고싶은 말은.

“울산을 떠올릴 때 더 이상 제조 산업도시를 떠올리지 않고, 첨단도시, 미래도시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 대학은 대학이 위치한 지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민들이 지역 명물을 자랑할 때 UNIST가 최고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의 자부심이 되도록 실천해 나가겠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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