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유치원 330곳 중 24%만 개최…‘음악제 학대’ 사건 후 급감

일선 유치원의 연례행사였던 학습발표회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동 학대 논란 등 ‘보여주기식’ 학습발표회 준비 과정에서 벌어지는 폐단 때문이다. 

반복되는 연습 과정에서 교사도 아동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이런 행사는 폐지해야 옳다는 목소리가 크다. 

충북도교육청이 지난 17일 취합한 결과 도내 공사립 유치원 330곳 가운데 24.2% 80곳만 연말연시에 학습발표회를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의 경우 단설은 23곳 모두 학습발표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병설은 216곳 중 71곳만 초등학교 학습발표회에 1∼2개 프로그램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사립의 경우 91곳 중 9곳만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 사이에 학습발표회를 연다.

율동과 노래가 주를 이루는 학습발표회를 앞다퉈 열었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학습발표회를 열기로 한 곳도 지나친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있는 다양한 표현활동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의 경우 2015년 11월 청주의 모 사립유치원에서 ‘음악제 원아 학대’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학습발표회 폐지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치원 교사 6명이 강당에서 연말 음악제 연습을 하는 원생 60명을 밀치거나 머리를 때리는 등 학대했다가 법의 심판을 받은 사건이다. 

도교육청은 이 사건 이후 보여주기식 행사 및 대규모 학습발표회 지양, 아동학대 예방 교육 강화 등을 일선 유치원에 수시로 주문해 왔다.

지난 14일에도 공사립 유치원에 공문을 보내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시 유아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해 연습해야 하는 보여주기식 행사를 지양하고, 원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충북도교육청 김혜숙 장학관은 “지속적인 연습 탓에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도 악영향을 제공했던 보여주기식 학습발표회는 적어도 충북에서는 자취를 감추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학습발표회를 여는 유치원은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운영해야 하며 아동학대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