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본권 침해” vs 崔 “우병우는 대학친구일 뿐…증거 따라 판단해달라”
법원, 검찰 공소장 변경 허가…내달 13일 선고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 등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에게 검찰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김연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전 차장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국내 정보 업무를 총괄하는 국정원 2차장의 막중한 지위를 이용해 정부비판 성향의 인사를 탄압하고, 우 전 수석 등과 공모해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정원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기본권을 침해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또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 정보기관이 권력자의 이익을 위한 사찰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과거 수십년간 법률 개정 등을 통해 확립된 시대정신”이라며 “피고인이 우 전 수석 등의 범행에 가담해 저지른 행위는 시대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차장은 최후진술에서 “비록 수많은 억측과 오해에서 세간의 비난이 비롯된 것이라 해도 지난 정부에서 공직을 담당했던 자로서 제가 감수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법의 영역은 권력이나 우위의 논리가 아닌, 사실관계와 법률에 따라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영역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최 전 차장은 ‘우병우 라인’이란 ‘꼬리표’에 대해선 ‘대학 친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결심에 앞서 이뤄진 피고인 신문에서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친구를 친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면서 “공적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뢰한 대학 친구이지만 그 이상 사적 영역까지 공유하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더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별도로 서면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등을 뒷조사한 뒤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를 승인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국정원에 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을 작성하게 하고 이를 문체부에 통보해 66명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3일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블랙리스트 66명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철회했다. 국정원이 명단을 통보하기 전 이미 문체부 자체적으로 지원 대상자를 발표한 사실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대신 별도의 문체부 지원 사업 16건에서 13명을 지원 배제하게 한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한 뒤 블랙리스트 66명에 대한 검찰 공소에 대해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최 전 차장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3일 오후 3시 30분에 이뤄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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