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개관 맞춰 개최
‘디지털’ 방점 용역작업 착수
전국 10여개 비엔날레 난립
후발주자 한계 극복 미지수

▲ 올해 부산에서 열린 부산비엔날레 전시장 모습

울산이 곧 ‘비엔날레(Biennale·2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박람회)’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가 2020년 개관할 울산시립미술관의 원년사업으로 ‘디지털 비엔날레’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국지자체마다 10여 개의 크고작은 ‘비엔날레’가 이미 펼쳐지고 있어 뒤늦게 편승하는 울산이 얼마나 차별화를 이룰지가 성공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처음 시도하는 비엔날레 사업을 위해 2019년도 예산안에 ‘디지털 비엔날레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비’(1억원)를 포함시켜놓고 있다. 용역은 울산시립미술관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명칭이 ‘디지털 비엔날레’로 정해진 이유는 시립미술관의 전시운영방향이 ‘21세기 실험적인 작품들과 첨단매체를 이용한 작품’이고 미술관의 초기작품수집도 ‘첨단 디지털과 연계된 21세기형 작품’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산업수도의 도시성향을 미술관 사업으로 표현하려다보니 산업·공업·과학 등과 같은 첨단기술을 예술과 융합시킨 디지털 미디어 아트나 초현대미술 설치작품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비엔날레는 울산시 중구 원도심에 건립될 시립미술관이 주도하지만 본 행사장은 이후 개관하게 될 울산전시컨벤션에서 치러진다.

▲ 광주에서 열린 비엔날레 전시장 모습.

울산시 관계자는 사업비 규모와 세부내용에 대해 “내년말 용역이 모두 마무리되면 정확하게 밝힐 수 있다”며 “용역이 마무리되면 추진위원회 구성을 거쳐 프레 비엔날레 형태의 시범행사를 치르고, 이후 제1회 비엔날레는 보다 넓고 접근성이 뛰어난 전시컨벤션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울산시의 이같은 시도가 예산남용 우려에서 벗어나 시민들로부터 타당성을 인정받으려면 타 시도의 선발 비엔날레와 구분해 울산만의 사업방향과 성공전략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현재 전국적으로 열리는 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제12회), 부산비엔날레(9회), 금강자연비엔날레(8회), 대구사진비엔날레(7회), 대전비엔날레(4회), 창원조각비엔날레(4회), 청주공예비엔날레(10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9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7회)등 16개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강원국제비엔날레·제주비엔날레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1회 행사를 치렀다. 2년마다 열리지만 비엔날레라는 명칭을 쓰지않는 ‘미디어시티 서울’과 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트리엔날레·3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행사) 등 이름만 다를뿐 비엔날레와 유사한 행사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이들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1회에 적게는 8억~10억원, 많게는 30억원이 넘는다.

인구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엔날레’가 열리는 대한민국에서 후발주자인 울산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고유한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시민문화향유 △관광객유치 △글로벌도시 위상강화라는 목표 역시 기존의 비엔날레가 여전히 떠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디지털 비엔날레에 대해 “시립미술관의 콘셉트인 ‘디지털 미디어 아트’를 대외에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비슷한 시기 개관하는 전시컨벤션과의 상생연계사업이기도 하다. 용역을 통해 제기된 문제까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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