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카디프대 커스버트 연구팀
기후변화에 따른 저수량 예측
전세계 20억명 지하수에 의존
인구급증 등으로 저수량 압박
100년 내 건조지역은 부족

지하수는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숨겨진 피해자로 그 충격에 대처하는데 수십년이 걸려 미래 세대에게 환경적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하수는 지구 최대의 담수원으로, 20억 이상의 인구가 식수와 농업 용수로 이용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카디프대학 지구대양과학대학원의 마크 커스버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최신호에서 인구 급증과 이에 따른 식량 증산으로 이미 압박을 받는 지하수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폭우로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그 영향이 뒤늦게 나타나 미래 세대에 재앙적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지하수 자료를 이용한 컴퓨터 모델을 통해 지하수 저수량이 기후변화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예측했다.

그 결과, 앞으로 100년 안에 지하수의 절반만 완전히 보충되거나 균형을 맞춰 건조지역은 지하수 부족 현상을 맞을 것으로 나타났다.

커스버트 박사는 “현재 발생하는 기후변화의 충격은 오랜 시간 뒤에 강과 습지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양에 전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환경적 시한폭탄으로 기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아 신경도 덜 쓰게 된다”면서 “사람들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이 숨겨진 자원이 지구의 식량 생산을 지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하수는 빗물로 보충하고 남는 것은 강이나 호수로 흘려보내 균형을 맞춘다. 빗물이 기반암을 거쳐 지하에 축적되는 과정은 수백 년이 걸리고 지역에 따라 큰 편차가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가뭄이 길어지고 폭풍우는 더 강해지면서 지하수 시스템에도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건조한 지역의 지하수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습한 지역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수천 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하라 사막의 일부 지하수는 1만년 전 훨씬 습했던 때에 이뤄진 기후변화에 아직도 대처하는 중인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후변화의 ‘숨겨진’ 충격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미래 세대가 환경적 시한폭탄을 맞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스버트 박사는 “일부 지역은 더 습해지고 일부는 더 건조해질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비의 양이 아니라 얼마나 집중적으로 내리느냐로 이런 집중도 변화는 지하수에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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