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국내외 눈길 끄는 도서관 탐방-3. 日 가나자와 우미미라이도서관

▲ 우미미라이도서관은 가로·세로가 각각 45m, 높이 12m의 단순한 사각 공간이다. 내부에는 25개의 얇은 기둥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2011년 개관한 ‘국제관계’ 특화 도서관
주택가 한가운데서 단연 눈에 띄는 외관
내부선 마치 수족관에 들어가있는 느낌
천장 높고 빛 잘 들어 눈 피로 훨씬 덜해
장서 29만여권·주민 편의시설 두루 갖춰

일본 혼슈의 중서부 지방에 예술의 도시 가나자와(金澤)가 있다. 이곳은 16세기 후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대 가신이었던 마에다 도시이에(前田利家)가 가나자와 성에 입성한 이후 본격 조성됐다. 금박 등의 전통 공예 기술과 다도 등 격조 높은 전통문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지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조용하던 전통예술의 도시가 언제부턴가 관광객들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2004년 문을 연 21세기미술관과 2011년 개관한 우미미라이도서관 등으로 인해 현대문화예술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과 미술관이 별개의 영역이 아닌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지역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가나자와시에는 총 4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모두 특화도서관이다. 우미미라이도서관은 ‘국제관계’에 초점을 둔다. 우미미라이는 한국어로 바다의 미래를 뜻한다.

▲ 야스에 타카코 우미미라이도서관 관장

우미미라이도서관은 주택가 한가운데 스펀지 케이크 모양으로 우뚝 서 있다. 콘크리트 표면에 삼각 배열로 구멍이 뚫려 있고, 6000여 개의 원형 유리블록이 표면을 장식하고 있다. 외벽의 구멍이 건물 안에서는 조그맣고 둥근 투명 창처럼 보인다. 마치 수족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45m, 높이는 12m의 단순한 사각 공간이다. 내부에는 25개의 얇은 기둥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도서관 2층은 전체가 하나의 열람실로 천장이 높은데다 외벽 구멍으로 빛이 들어와서 확 뚫린 개방감을 준다. 이곳에서는 장시간 책을 읽어도 눈의 피로가 덜하다고 한다.

이 창은 유리가 아닌 폴리카보네이트라는 플라스틱을 썼다. 조도, 눈부심, 조망, 개인 프라이버시 등을 고려해 선택한 재료다.

야스에 타카코 우미미라이도서관 관장은 “건축물을 살펴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나자와를 찾는 관광객 중 대부분이 21세기미술관을 찾고, 이어 우미미라이도서관과 쯔기 다이세쯔라는 절을 많이 찾는다”면서 “도서관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만큼 도서관에 대한 시민의 자부심도 크다. 외국인 방문객이 점차 늘어나자 앱 QR코드를 활용해 도서관을 안내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말했다.

▲ 우미미라이도서관은 6000여개의 원형 유리블록이 표면을 장식하고 있다. 외벽의 구멍이 건물 안에서는 조그맣고 둥근 투명 창처럼 보인다. 마치 수족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우미미라이도서관은 현재 29만5000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도서관은 책읽는 공간뿐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1층에는 이동 가능한 무대와 200인치 스크린을 갖춘 250석 짜리 홀이 있어 강연회나 발표회 등에 사용된다. 이외에 소규모 그룹활동실도 마련돼 있다.

▲ 우미미라이도서관은 6000여개의 원형 유리블록이 표면을 장식하고 있다. 외벽의 구멍이 건물 안에서는 조그맣고 둥근 투명 창처럼 보인다. 마치 수족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야스에 타카코 관장은 “도서관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도 의미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는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 어릴때부터 도서관에 와서 책에 재미를 붙이고, 그렇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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