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우 울산대 교수 신간
‘암각화로 보는 선사시대…’

▲ 책 내용 중 반구대암각화의 사례를 소개하는 부분.

암각화의 발견은 고고미술사 뿐 아나리 현대 문화예술 활동의 많은 영역에서도 무한의 영감으로 다가온다. 미지의 세계로서 선사시대 사람들의 내밀했던 사유세계를 비춰볼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대곡천 암각화군의 선사 바위그림을 연구해 온 이하우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 교수가 새 책 <암각화로 보는 선사시대 사람들의 性>(민속원)을 펴냈다.

책은 ‘우리나라 선사미술에서 성적 표현’ ‘성적 표현의 다양성’ ‘성적 표현의 흐름’ 등 총 4부로 구성된다. 울산, 고령, 포항 등 한반도 암각화의 사례는 물론 이탈리아 발카모니카, 인도 쿠팔, 카자흐스탄 모이낙, 몽골 알타이, 모로코 비우아판 등 세계 곳곳의 사례를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암각화연구를 통해 인간생활의 가장 근본적 문제로서 선사 사람들이 생각했던 성(性)에 대한 생각을 알리고 있다. 암각화 표현상 조사된 성의 여러 형태는 그 자체로서 인류의 역정과도 다르지 않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서 본다면 그 것은 생명을 다룬다는 거창한 의제가 될 만한 주제이기도 하다.

 

저자 이하우 교수는 “성이란 삶의 근원으로서 그 본질은 어디까지나 인간문화의 기초적 연결고리로 기능하였다는 것”이라며 “그 동안의 암각화 연구과정에서 경이롭게 만났던 교접 표현물, 그 현상을 언젠가는 꼭 한번 정리하고자 했던 욕심과 필요에 의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선사시대의 성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그 것을 말할 수 있는 수준의 기초자료가 크게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서두에 밝혔다.

다만 선사 사람들의 성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이긴 하지만 그들의 에로티시즘적 현상만을 엿보고자 한다면 기대감을 충족하기 힘들다.

저자에 따르면 암각화의 성적 표현, 특히 교접현상이라고 하는 제한적 표현물을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의 사유 또는 의식세계, 즉 이 세상을 바라보았던 시각의 특정 부분을 엿보기 위한 하나의 논점을 세우고자 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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