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운영자 사망으로 문닫아
어선들 다른 항까지 피난 불편
동구, 새운영자 공개입찰 검토

울산 동구 방어진 선양장이 2개월째 문을 닫으면서 방어진 일대 어선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태풍 때면 선양장을 통해 중·소형 선박을 끌어올리는데, 선양장이 문을 닫으면서 방어진 일대 어선들이 다른 항까지 피난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동구청에 따르면 방어진에 위치한 선양장이 지난 6월 중순 이후 2개월째 문을 닫은 상태다. 선양장을 운영하던 오모씨가 지난 6월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8월 초 결국 사망했기 때문이다. 선양장이 문을 닫으면서 태풍 때마다 방어진 일대 어선들은 북구 정자항과 울주군 진하항에 위치한 선양장으로 대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방어진 선양장은 오씨가 운영해오던 것이지만 해당 시설에 대한 어항시설 사용·점용허가권은 방어진어촌계가 부여 받았다. 어촌·어항법에 따라 사용·점용허가권을 가진 어촌계가 직접 운영을 해야 하지만, 방어진어촌계는 지역에서 30년 이상 선양장을 운영한 오씨에게 운영을 위탁했다.

이를 두고 올해 초 어촌계원들이 선양장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후 동구가 선양장 운영 방법 변경을 위해 오씨와 상의를 하던 중 오씨가 사고를 당한 것.

문제는 선양장 운영과 관련해 어항시설 사용·점용허가는 어촌계가 받았으나 선양장의 설비는 전부 오씨가 사비를 들여 설치했다는 점이다. 오씨가 쓰러진 후 선양장의 문을 다시 열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선양장이 다시 운영되려면 운영주체를 새로 뽑고 오씨 유가족에게 선양장 설비 투자 부분을 보전해야 한다.

동구는 어촌계가 직접 선양장을 운영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어촌계에선 선양장을 운영할 능력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어촌계 직접 운영이 불가능한 만큼 선양장 운영권 공개입찰을 통해 새 운영자를 찾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다. 설비 투자분 보전 등 문제가 복잡해 선양장이 다시 문을 열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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