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교섭에도 성과 못내고

물적분할 둘러싼 문제도 얽혀

노사 입장차 커 장기화 조짐

차기 지부장 선거도 11월 예정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11월 노조지부장 선거도 예정돼 있는 등 4년 연속 연내 타결 실패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오는 19일 교섭을 재개한다. 노사는 추석 연휴전인 지난 10일 교섭을 벌이는 등 현재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교섭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공동요구안을 포함한 △기본급 6.68%(12만3526원) 인상 △저임금 노동자 임금체계 개선 △현대중공업지주 연결재무제표 기준 성과급 지급 변경 △하청노동자 임금·복지·안전 개선 등의 내용을 요구안에 담았다.

노조는 교섭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우선 회사가 일괄제시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나, 사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임금과 성과급,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 쟁점 요구안에 대한 입장차가 커 교섭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해에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두 차례에 걸쳐 마련한 바 있다. 양측은 지난해 5월 첫 상견례를 가진 후 7개월 동안 임단협 매듭을 짓지 못했다. 연말이 돼서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노조 찬반 투표 부결, 수정안 제시 등 진통 끝에 올 2월이 돼서야 최종 타결됐다.

올해는 물적분할을 둘러싼 각종 고소·고발, 대규모 손배가압류, 무더기 징계 등이 얽히면서 임단협 교섭 속도가 더 더디다.

임단협 교섭이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지도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장 소식지인 ‘노동자 중심’에는 최근 지도부가 조합원을 중심에 두고 조합원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또 노동자 중심은 지도부가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이 아닌 연말에 있을 차기 지부장 선거에 신경쓰고 있다며 징계자 대책과 현 지도부 임기 내 교섭 마무리가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차기 지부장 선거는 오는 11월중으로 예정돼 있어 실제 교섭할 기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추석 연휴 전인 지난 10일 극적인 임단협 타결을 이뤘으며,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실패한 상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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